플린 전 안보보좌관 "군대 동원 선거 다시"
선거부정 주장한 파월 변호사 특검 추진
美 기관 해킹 사건엔 러시아 대신 中 탓만
퇴임까지 한 달 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변에서 ‘대선 불복 군대 동원’ 얘기가 거침 없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나 미 정부 부처 사이버 해킹 문제에는 눈을 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음모론에만 힘을 싣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미 CNN방송은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전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주재한 회의 정황을 전했다.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사면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대선 부정 조사 특별검사로 거론되는 시드니 파월 변호사와 백악관 참모진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플린 전 보좌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뒤집기 위해 계엄령을 발동할 수 있다는 기존 제안을 되풀이했고, 다른 보좌관들은 이에 반대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18일 극우 성향 방송인 뉴스맥스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면 경합주(州)에서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그 주에서 각각의 선거를 다시 치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던 인물이다. 파월 변호사 역시 도미니언 선거 개표기 부정 문제를 제기하며 음모론을 펼쳤던 대표적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특별검사로 임명해 대선 부정 문제를 파헤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백악관 회의에서 참모 반대에 부딪혔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새벽 “계엄령 (보도는) 가짜뉴스”라는 트윗을 올렸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문위원회가 코로나19 두 번째 백신인 모더나 백신 접종 권고안을 승인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도 없었다. 대신 그는 19일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바이든)는 선거를 이기지 않았다”며 “공화당 정치인들은 그들의 위대한 승리를 누가 훔쳐가지 않도록 지금 싸워야 한다. 약해지지 마라, 바보들아”라고 또 주장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대선을 앞두고는 재임 기간 코로나19 백신이 빨리 개발된 것을 자랑하며 몇 주를 보낸 트럼프 대통령인데 백신 접종을 하게 되니 어디서도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미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등 핵심 부처가 해킹 공격을 당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러시아 배후설을 제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도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갔다. 그는 “레임스트림(미국 주류 언론을 지칭하는 트럼프식 표현)은 대부분 재정적인 이유로 중국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는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언론이 외치는) 최우선 구호”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백악관 당국자들이 해킹 공격은 러시아 소행이라는 성명을 작성해 전날 배포하려고 했지만 누군가 가로막아 취소됐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영향을 미쳤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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