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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기약없는데... 글로벌 '백신 접종' 전쟁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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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기약없는데... 글로벌 '백신 접종' 전쟁 불붙었다

입력
2020.12.20 19:00
수정
2020.12.20 21: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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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모더나 백신도 승인... '더블백신' 시대?
각국 "접종률을 높여라"… 현금 지원까지
불신 해소는 어려운데, 가파른 확산 지속

18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시애틀=EPA 연합뉴스

18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시애틀=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의 구세주 ‘백신 접종’ 전쟁에 가속도가 붙었다. 미국, 영국 등 서방 선진국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마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각국은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구사하며 자국민의 백신 접종률 제고에 사활을 걸었다.

'더블 백신' 시대 연 미국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은 19일(현지시간) 미 제약사 모더나 백신의 긴급사용을 추가 승인하고 21일부터 접종 시작 계획을 알렸다. 세계 최초의 ‘더블 백신’ 시대를 연 것이다. 백신 공급처가 앞서 14일 접종을 개시한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에 더해 두 곳으로 늘어난 만큼 백신도 더욱 빠르게 배포될 전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첫 접종 후 닷새 간 벌써 27만2,100명이 맞았다.

화이자 백신 대규모 접종을 처음 시작한 영국 정부는 접종 장소를 기존 50여개에서 수백곳으로 확대해 접종 규모를 일거에 늘릴 방침이다. 영국에서도 8일부터 일주일간 13만7,000여명이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또 캐나다는 내년 1월까지 37만5,000명을 대상으로 2회 접종을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중동의 사우디와 이스라엘 역시 각각 17일, 20일부터 코로나19 고위험군 등을 중심으로 화이자 백신 투여를 개시했다.

유럽연합(EU) 차원의 백신 공급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EU는 21일 보건당국의 화이자 백신 승인 심사를 진행해 이르면 27일부터 일반인 상대 접종에 들어간다. 스위스는 이날 화이자 백신에 임시 개념인 ‘긴급사용’이 아닌 정식 승인을 내린 최초의 나라가 됐다.

자체 개발 백신에 의존하는 러시아ㆍ중국도 백신 물량 풀기에 돌입했다. 5일부터 자체 개발 백신 ‘스푸트니크V’의 일반인 접종을 시작한 러시아에서는 15만명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 전 국민의 60% 접종이 목표다. 중국은 시노팜과 시노백 등 다섯 종류의 자국 백신을 늦어도 내년 2월 춘절 이후에는 일반인에게 접종할 계획이다. 중국산 백신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 접종 중이다. 백신의 선진국 ‘쏠림’ 우려를 해결할 국제백신 공동공급 기구 ‘코백스 퍼실리티’도 일단 20억회분 가까운 백신 확보에 성공했다.


백신 접종률을 높여라

백신 도입과 함께 접종률을 높이려는 각국 정부의 사투도 시작됐다. 적어도 국민 70% 이상이 백신을 맞아야 집단 면역이 보장되지만 안전성에 대한 불신 여론이 커 접종률을 높이는 작업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정치 지도자들부터 총대를 멨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8일 백신접종 장면을 생중계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이르면 21일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서는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백신 접종 장면이 TV 전파를 탔다.

정책적 지원도 도입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유명인을 앞세운 대대적인 캠페인과 함께 항체 검사를 받으면 스포츠 행사 참여나 비행기 탑승을 허용하는 식의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금을 주는 지자체도 나왔다. 미 펜실베니아주(州) 노샘프턴카운티 의회는 한 요양시설 직원에게 백신 접종 장려금을 750달러(83만원) 지급키로 결정했다. 반대로 브라질에서는 연방대법원이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라고 판결하면서 지방정부가 미접종자에게 벌금 부과와 같은 제재를 할 수 있게 됐다.

20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총리가 백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 먼저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고 있다. 라마트간=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오른쪽) 총리가 백신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 먼저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고 있다. 라마트간=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러스 확산세 못따라가는 접종 속도

모든 나라가 ‘백신 올인’ 전략에 매달리는 것은 아무리 백신을 서둘러 맞아도 일일 감염 68만명에 이르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세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만 봐도 닷새간 백신 접종 규모(27만여명)가 18일 하루 동안 발생한 확진자 수(25만명)와 맞먹는다. 글로벌 누적 확진자 수는 7,500만명을 넘었다.

유럽도 가파른 확산세가 꺾일 조짐이 전혀 안보인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최근 7일간 인구 10만명당 신규 확진자 수를 계산한 결과, 리투아니아가 하루 평균 98.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세계에서 가장 많았고 스웨덴(66명)도 미국과 비슷할 정도로 심각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변종 발생 여파로 기존에 없던 4단계 대응까지 신설해 20일부터 강도 높은 규제에 들어가기로 했다. 성탄절 봉쇄 완화 조치도 없던 일이 됐다. 오스트리아도 일찌감치 성탄절 직후인 26일부터 3차 봉쇄 조치를 내렸다.

진달래 기자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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