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학생 2만명 고통" 경기교육청, 군비행장 소음피해 첫 실태조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학생 2만명 고통" 경기교육청, 군비행장 소음피해 첫 실태조사

입력
2020.12.20 12:00
수정
2020.12.20 17:10
13면
0 0

시도때도 없는 굉음 32개교 학습 방해
"피해학교 실질적 지원 방안 마련할 것"

경기도교육청 전경

경기도교육청 전경

경기 수원의 A중학교 학생들은 시도때도 없이 학교 위를 날아가는 항공기 소음에 놀라 고통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소음이 심할 때는 선생님 말이 들리지 않아 수업이 3~4분씩 중단되는 일도 다반사다.

수원의 B초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야외에서 진행하는 체육수업의 경우 피해가 더 크다.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수업 중 귀를 찢는 듯한 항공기 굉음에 노출돼 혼비백산하며 몸을 피해야 할 정도다. 항공기는 사전 예고도 없이 비행하기 때문에 학교로선 소음 대비에 속수무책이다. 학교 관계자는 “미세하지만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엄청난 소음 탓에 학생들의 학습권이 무방비 상태로 침해되고 있다”라고 하소연했다.

소음피해가 줄어들 기미를 안 보이자 경기도교육청이 군비행장 소음피해 학교에 대해 실태조사에 나선다. 학생들이 겪는 소음피해 정도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교육청이 군비행장 소음피해 조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경기 지역에서 항공기 소음피해 신고가 가장 많은 수원 군 공항 주변 10개 학교를 선정해 내년 1월부터 180일 동안 소음측정 용역을 진행한다. 측정 대상은 학교 건물 옥상과 학생들이 생활하는 교실 등 실내 공간이다.

수원 군공항은 1954년 권선구 장지동 일대에 들어섰지만 도시가 팽창하면서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학교들도 항공기 소음에 따른 학생들의 학습권 피해 등을 호소해왔다.

하지만 이들 학교는 제대로 된 지원이나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관련법에 '민간항공기'에 따른 소음피해 보상기준은 마련돼 있지만, 군 항공기 피해에 대한 보상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군 공항 주변 학교들의 소음피해는 수십년째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의 군 항공기 학습권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수원 군 공항 소음 영향권에 위치한 학교는 수원 24개교, 화성 8개교로 파악됐다. 이들 학교에 다니는 2만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학습피해 등 직간접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교육청은 6월쯤 완료될 이번 소음측정 피해학교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피해학교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소음피해를 줄일 수 있는 대책도 수립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군소음보상법상 소음피해보상 범위에 학교가 포함되도록 국방부 등 관계기관에 건의하고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조치도 병행하는 등 실질적 피해 지원이 이뤄지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