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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킹, 폼페이오는 러시아 배후 지목했는데 트럼프는 '두둔'

입력
2020.12.20 09:29
수정
2020.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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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연방정부 기관 해킹 공격의 유력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지 하루 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박에 나섰다. 그는 중국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한편 ‘러시아 배후설’을 보도하는 언론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사이버 해킹은 실제보다 가짜 뉴스 미디어에서 훨씬 크다”며 “나는 완전히 보고 받았고 모든 것은 잘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 러시아, 러시아는 어떤 일이 일어날 때 최우선 구호”라며 “이는 대부분 재정적인 이유로 ‘레임스트림(lame stream)’이 (배후가) 중국일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레임스트림은 ‘주류 언론(mainstream media)’를 낮잡아 부르는 경멸의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언론을 모욕할 때 사용한다.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최근 미 주류 언론이 정부 기관 해킹 사태 배후로 러시아로 지목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무조건 러시아부터 걸고 넘어진다는 의미다. 더 나아가 중국이 해킹의 배후일 수 있는데, 중국 자본에 좌우되는 미국 주류 언론이 이를 거론하기 꺼린다는 음모론까지 내세운 셈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사이버공격으로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국토안보부 등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수사당국이 해킹의 배후를 공개적으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그간 정치권 안팎과 언론에서는 이를 러시아의 소행으로 여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두둔’은 주무기관 책임자들이 해킹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것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전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라디오방송 ‘마크 레빈 쇼’ 인터뷰에서 “미 정부 시스템 내부에 숨겨진 코드를 노리고 제3자의 소프트웨어를 동원한 결정적 시도가 있었다”며 “이번 움직임에 러시아가 연루됐다는 점을 꽤 확실하게(pretty clearly)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가 해킹 공격의 배후라는 결론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당국자의 평가를 무시하고 해킹의 영향을 경시했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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