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고'가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부주의 탓이란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시절 '낙하산 채용'을 강행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SH사장 시절 운동권 출신 친여 업체 태양광 사업을 밀어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변창흠발 낙하산 채용?
19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SH는 변 후보자가 사장으로 재직한 2014~2017년 사이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9명을 채용했다. 이 가운데 4명이 변 후보자가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던 서울대 환경대학원 출신이다. 또 다른 1명은 변 후보자와 같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대학 동문'이다. 이외의 외부인사들도 변 후보자와 같은 연구원에서 일하는 등 인연이 있던 인물들로 알려졌다.
문제는 변 후보자가 SH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SH 고위직에 외부 인사를 채용한 사례가 없다는 점. '변창흠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빚어지는 이유다. 2017년 국정감사에서도 SH의 채용 적절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는데, 당시 변 후보자는 "전문가를 모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코드에 맞춘 채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운동권 대부' 허인회 밀어주기도?
변 후보자가 SH 사장 재직시절 '친여 업체 밀어주기'에 적극적이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SH로부터 제출받은 '녹색드림 관련 태양광 보급 업무 현황'에 따르면, 운동권 출신의 대표적인 친여 정치인으로 꼽히는 허인회(56)씨는 2015년 11월 30일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던 녹색드림협동조합의 태양광 미니발전소를 공급하는 것을 SH에 제안했다. 이후 SH는 한 달 뒤인 12월 30일 녹색드림과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활성화 상호협력 협약서를 체결했다. 다만 SH는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협약 체결 당시 기준으로 녹색드림은 태양광 보급 실적이 단 한 건도 없었고, 같은 시기 다른 태양광 보급 업체와 맺은 협약은 언론에 공개하고 녹색드림과의 협약은 공개하지 않은 게 석연찮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녹색드림이 SH와 업무협약을 맺고 2015년 SH에 태양광 미니발전소 25건을 기부한 것을 발판으로 삼아 2016년 서울시 전체 태양광 미니발전소 보급 업체 자격을 따냈다고 보고 있다. 녹색드림은 또 변 후보자의 SH사장 재임 시기(2014년 11월∼2017년 11월) 7건의 수의계약 용역을 따내기도 했다.
변 후보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선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적극 반박했다. 변 후보자는 "협약 체결식이 소규모 행사여서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을 뿐 비밀협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당시 태양광 사업 보급업체 선정 요건을 마련하거나 실제로 선정한 것은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를 추진하던 서울시가 시행한 것이고, 저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거 막말 논란에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무자격자에게 고통을 받을 수는 없다"며 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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