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의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미치 스타디움에서 육사 생도들에게 둘러싸여 제121회 육사-해사 풋볼(미식축구)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웨스트포인트=AP 연합뉴스
그간 신속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자신의 공로라고 자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언제쯤 백신 접종에 나설까. 미국에서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긴급 사용 승인을 받고, 의회 주요 고위 인사들도 속속 접종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자신을 ‘백신 개발 공신’이라 자평 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이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비롯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 의회 주요 고위 인사들은 잇따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역시 오는 21일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대통령 인수위원회 측이 발표한 상태다.
그러나 그간 신속한 백신 개발ㆍ승인을 치적으로 홍보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정작 접종에는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재임 기간 코로나19 백신이 빠르게 개발된 것을 자랑하며 몇 주를 보내더니, 정작 백신 접종 주사를 여기서 맞을 수 있게 됐는데도 대통령은 어디서도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백신 접종이 임박하자 “이것은 현대 제약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기적”이라며 백신 개발과 보급이 자신의 ‘초고속 작전’ 산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달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어냈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미 전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백신 관련 불신을 잠재우기 위해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나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접종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이날 식품의약국(FDA)이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긴급 사용을 공식 승인하기 전에 트위터에 “모더나 백신이 압도적으로 승인됐다. 즉시 배포가 시작된다”고 예고하거나, 긴급 승인 발표 뒤 “축하한다. 모더나 백신을 이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글을 올린 게 전부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접종을 하게 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백악관 및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14일부터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백신(접종)을 다소 늦게 받아야 한다”고 부인했다. 최근 CNN방송은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의료진이 권유하지 않는 한 백신을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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