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이식 대기 환자들의 희망, 좌심실 보조 장치(LVAD)!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심장 이식 대기 환자들의 희망, 좌심실 보조 장치(LVAD)!

입력
2020.12.22 04:50
0 0

[전문의에게 듣는다] 정성호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정성호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인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좌심실 보조 장치'를 달면 심장이식 전까지 심부전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심부전은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온몸에 피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생긴다. 호흡곤란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하지부종, 온몸이 늘어지는 전신 무력감, 식욕 감퇴, 피곤 등도 나타난다.

심부전은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로 치료하면서 추이를 지켜본다. 하지만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심부전이라면 심장이식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런데 심장이식을 하려면 평균 234일이나 기다려야 하므로 심장이식 전까지 심부전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에 이식하는 인공 심장격인 ‘좌심실 보조 장치(LVAD)’가 대안이다.

‘심장이식 전문가’인 정성호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심부전ㆍ심장이식센터장)를 만났다. 정 교수는 “좌심실 보조 장치가 2018년부터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심장이식을 기다리거나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미국 시사 주간 뉴스위크가 시행한 임상 분야별 평가에서 국내 1위, 글로벌 36위를 기록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50위 안에 들었다.

-심부전의 주원인과 증상을 무엇인가.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떨어져 피를 온몸으로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질환이다. 심근병증ㆍ협심증ㆍ심근경색증ㆍ선천성 심장 질환ㆍ심장판막 질환 등 심장에 영향을 주는 질환에 걸리면 마지막 단계에 필연적으로 걸리기에 ‘심장 질환의 종착역’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처음에는 운동하거나 움직일 때만 나타난다. 하지만 질병이 악화되면 가만히 쉬고 있어도 숨이 가빠지고 밤에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한다. 또 심장이 신체 기관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두통ㆍ빈맥ㆍ야뇨증ㆍ천명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심부전 환자의 30~40%는 진단 후 1년 이내 사망하고, 60~70%는 5년 이내 심부전 악화나 급성 발작으로 목숨을 잃는다.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과 심근경색보다 높은 수치다.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1.5%(75만명)로 추정되고 있다. 2040년에는 환자가 2배 늘어나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심부전 치료에 심장이식이 정답인가.

“심부전 진단을 받으면 우선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환자 혈압ㆍ심박수ㆍ콩팥 기능 상태 등을 고려해 약을 선택한다. 보통 이뇨제와 안지오텐신 변환효소(ACE) 저해제, 알도스테론 길항제, 베타차단제 등이 쓰인다. 또한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 가운데 부정맥으로 급사할 때가 많기 때문에 부정맥 치료를 함께 진행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는 환자의 증상 악화를 줄이기 위한 차원이므로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말기 심부전 환자는 심장이식이 마지막이자 유일한 완치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심부전ㆍ심장이식센터는 1992년 11월 국내 최초로 뇌사자 심장이식 수술을 시행했으며, 2001년 국내 최연소 환자 심장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2020년 11월에는 심장이식 수술 800례를 달성하면서 국내 전체 심장이식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심장이식 생존율은 1년 95%, 5년 86%, 10년 76%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국제심폐이식학회의 1년 생존율 81%, 5년 69%, 10년 52%를 크게 앞서는 성적이다.”

-하지만 심장이식을 하려면 234일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그렇다.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부족한 탓에 심장이식을 제때 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2017년 심장이식 대기자는 559명이었지만 실제 심장이식을 받은 사람은 184건에 그쳤다(질병관리청 장기이식관리센터). 심장이식을 제때 받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환자가 그러지 못해 목숨을 잃는 일도 생기기에 안타깝다.

이 때문에 심장이식을 받기 전까지 안전하게 대기하기 위해서 혹은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는 말기 심부전 환자를 위해 심장에 ‘좌심실 보조 장치’를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2018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된 좌심실 보조 장치는 좌심실의 피를 기계로 뽑아낸 뒤 대동맥을 통해 온몸으로 보낸다. 따라서 심부전으로 떨어진 심장 기능을 보조하는 펌프 역할을 한다. 좌심실 보조 장치를 이식해 중증 심부전에 동반됐던 다른 장기 기능이 개선되고, 중증 상태에서 심장이식을 대기하면서 목숨을 잃는 환자가 줄어 성공적인 심장이식을 위한 가교 역할을 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에서는 2015년 6월 3세대 좌심실 보조 장치를 이식하는 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한 이래 33건의 좌심실 보조장치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우리 병원은 병 진행 정도에 따라 약물ㆍ시술ㆍ수술 등 심부전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증상이 악화된 심장이식 대기 환자와 심장이식을 받을 수 없는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좌심실 보조 장치 수술을 안정적으로 시행해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제3세대 좌심실 보조 장치. 서울아산병원 제공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라이브 이슈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