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계속 정상근무... 사표수리 시점 불투명
윤석열 '징계 불복' 소송 법원 판단이 변수
인사권 행사 땐 "후임 권한 뺏는 꼴" 지적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안을 숱한 논란 끝에 마무리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과연 차기 검찰 인사에도 관여할지를 두고 법조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1월쯤 검사장과 차장ㆍ부장검사, 평검사 등의 인사가 줄줄이 단행될 예정이지만, 사의를 밝힌 추 장관의 사표 수리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탓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제140차 검찰인사위원회 주요 심의 결과 내년 2월 1일자로 일반검사 정기 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부임일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일반검사(평검사) 인사는 1월 하순쯤 발표되며, 검사장급과 고검검사급(차장ㆍ부장검사) 인사는 그에 앞서 1월 초ㆍ중순쯤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 내부에선 인사 공지가 1년 전과 비교해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는 사실에 비춰, ‘추 장관이 마지막까지 인사에 개입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초 인사의 경우, 지난 1월 20일 검찰인사위 심의 결과 공지가 있었고 사흘 후 단행됐다. 현직 시절 법무부 검찰국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작년 말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로 인한 장관 공백 시기라 인사위 자체를 열 수 없었을 것”이라며 “(올해 1월 2일) 추 장관 취임 후에야 인사위를 개최할 수밖에 없었을 테니 이번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인사권 행사를 위해 인사위 개최를 앞당겼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추 장관이 이번에도 인사를 주도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추 장관이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징계를 제청하는 자리에서 사의를 표명한 후에도 정상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연가를 내고 쉬었던 추 장관은 이날 정상 출근해 업무를 재개했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도 참석했다. 지방검찰청의 한 검사는 “추 장관이 검찰개혁 소임을 완수했다고 자임하지만, 공수처가 출범해야 제도적으로 완성됐다고 볼 수 있으니 당분간은 자리를 지킬 것 같다”며 “청와대가 윤 총장 징계를 밀어붙인 추 장관에게 ‘인적 청산’ 작업도 맡기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윤 총장이 법원에 낸 징계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 심문기일이 오는 22일로 잡힌 것도 유의미한 변수다. 법원이 윤 총장 정직 처분의 효력중단 여부를 판단할 때까지, 추 장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추 장관이 물러난 뒤에 법원이 윤 총장 손을 들어주면, 윤 총장은 복귀하고 추 장관만 실속 없이 옷을 벗은 꼴이 된다”며 “법원 결정 이전까지는 추 장관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사퇴가 기정사실화한 장관이 인사에 관여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데다, 논란의 소지도 크다. 후임 장관의 인사권을 사실상 빼앗는 것이기 때문이다. 2009년 8월 김경한 당시 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를 실시한 직후 자리에서 물러났다. 다음달 이귀남 장관이 취임하자 검찰 안팎에선 “김 장관이 마지막 인사로 자기 사람을 챙기느라 후임 장관은 인사권도 행사하지 못했다”는 뒷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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