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대기 중 숨지는 고령 환자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부부가 확진된 뒤 집에서 혼자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60대 남성이 급사한 데 이어 경기 부천의 요양병원 감염자 중 역시 병상을 기다리던 70, 80대가 사망하는 등 18일까지 모두 8명이 숨졌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대기 중인 환자가 서울만 무려 580명, 경기도는 25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이 수도권은 77%, 서울시는 82.7%라 아직 의료시스템 붕괴 상황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그 직전 단계에 이르렀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 전문가들이 경고했던 겨울철 바이러스 유행기 대비 병상 확보가 늦었다는 지적을 반복하는 것은 이제 의미도 없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고위험군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지체 없이 입원 가능한 위중증 환자 수용 병상 확보에 명운을 걸어야 한다. 서울 급사자의 경우 증상 악화를 알고도 통합상황실에서 긴급 대응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하니 이런 실수가 반복되어서도 안 된다.
초미의 관심인 코로나 백신 확보에도 차질이 없어야 한다. 백신 공급이 늦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자 정부는 이미 계약을 완료한 아스트라제네카 등에 이어 얀센과 화이자 백신을 이달 중에, 모더나는 내년 1월 안에 계약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등에서 이미 접종이 시작됐으니 "우리는 언제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공급을 서둘러야 불식될 우려다.
그렇다고 K방역이 실패했다고 자조한다거나 내년 보궐선거를 앞두고 백신 공급을 늦춘다는 음모론이 횡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일부 언론이나 정치권까지 이에 편승하는 것은 개탄할 일이다. 현재 공급되는 백신은 새로운 방식으로 빠른 시일에 제조, 승인돼 부작용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도 모르는 게 사실이다. 이런 결과를 살핀 뒤 접종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는 물론이고 여론의 일반적인 인식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