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소사실과 증거 사이에 모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신라젠 본점. 뉴스1
항암치료제의 임상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라젠의 임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오상용)는 18일 자본시장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 등 혐의로 기소된 신라젠 전무 신모(48)씨에게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 구형은 징역 7년과 벌금 200억원이었다.
신씨는 항암치료제인 펙사벡의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의 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악재성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지난해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보유 주식 전량인 16만7,777주(약 88억원어치)를 매도해, 결과적으로 64억원의 손실을 회피한 혐의를 받았다.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신라젠은 펙사벡의 간암 대상 3상 임상시험 발표를 앞두고, 성공 기대감으로 2017년 하반기부터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한때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8월 2일 펙사벡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검찰은 신씨가 정보를 미리 알고 판 것이 분명하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검찰의 그런 의심을 입증할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이 내놓은 공소사실과 증거 사이에는 여러가지가 일치하지 않는 모순이 있다"며 "법원이 그런 모순을 애써 눈감으면서 피고인의 주장과 증거는 불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리과정에서 선입견 없이 증거를 봐야 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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