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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확진에 발칵 뒤집힌 유럽…국가수반 공백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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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확진에 발칵 뒤집힌 유럽…국가수반 공백사태

입력
2020.12.18 17:00
수정
2020.12.18 18:43
8면
0 0
[주요외신- 마크롱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설립 협약 서명 60주년 행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안팎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신체 접촉을 금지한 개인 방역 수칙을 어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주요외신- 마크롱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이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설립 협약 서명 60주년 행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이를 두고 프랑스 안팎에선 마크롱 대통령이 신체 접촉을 금지한 개인 방역 수칙을 어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유럽 각국 정부가 발칵 뒤집혔다. 최근 국제행사에 잇따라 참석해 유럽 정상들과 국제기구 수장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거리두기를 강조하더니 정작 본인은 어긴 마크롱 대통령에게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자칫 추가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동선이 드러나면서 밀접 접촉한 이들은 잇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최악으로 치닫는 유럽에서 방역 사령탑인 국가 수반들이 대거 자리를 비우는 풍경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서 10, 11일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18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회의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각국 정상급 인사 27명 중 25명을 만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는 양자회담도 가졌다. 다행히 메르켈 총리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도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감염 예방 차원에서 각각 자가격리와 접촉제한에 들어갔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음성 판정이 나오자 자가격리를 해제하고 18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프랑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된 시기를 고려하면 EU 정상회담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U 관계자는 “정상회의는 철저한 방역 조치가 이뤄졌으며 참석자들 중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아직 없다”고 영국 BBC방송에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설립 협약 서명 60주년 행사에서도 참석했다. 여기선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났다. 산체스 총리와는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아 사무총장과 악수를 하며 어깨를 감싸안는 모습도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양측은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최우선 방역 수칙으로 악수ㆍ포옹ㆍ입맞춤 금지를 내세우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접촉한 세 정상은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16일 마크롱 대통령과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오찬을 가진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도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자가격리됐다.

파장은 프랑스 내부에서도 만만치 않다. 마크롱 대통령은 15일 엘리제궁에서 의원 20명과 만찬을 가졌고, 16일에도 의원 12명을 초대했다. 그로 인해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와 리샤르 페랑 하원의장 등이 자가격리를 하게 됐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선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연말을 맞아 프랑스 정부는 실내 모임 인원을 6명 이하로 할 것을 권고했는데, 정작 마크롱 대통령 본인이 이 수칙을 어기고 권고 사항보다 참석자가 두 세 배 많은 모임을 가졌기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접촉한 구리아 사무총장은 70세로,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고령자다. 대통령실은 “불행한 실수였다”고 사과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엘리제궁을 떠나 베르사유에 있는 별관에서 7일간 자가격리를 하기로 했다. 대통령 업무는 원격으로 수행하고 있다. 22일로 예정됐던 레바논 방문은 취소됐다. 앞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화로 마크롱 대통령의 쾌유를 빌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빠른 쾌유를 빌며 프랑스의 코로나 상황도 조속히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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