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 올려 답답함 호소
언론 향해 "잘 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 초는 치지 말자"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두고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언론에 일침을 가했다.
이재갑 교수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백신과 관련한 기사를 보거나 기자들과 전화 통화를 하면 이 기자가 어느 나라 기자인가 생각이 든다"며 입을 열었다.
이 교수는 "감염병 정책이든 백신 정책이든 그 나라가 가진 행정력과 예산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공무원들이 적극 행정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구조가 필요한데, 충분한 지원도 없이 백신도 빨리 만들고 도입도 빨리 하라고 하면 어떻게 일이 이루어지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가들은 이미 백신연구 단계부터 관여했거나 어마어마한 예산으로 선구매해서 일부 비용이 지급된 국가들"이라며 "우리나라는 백신에 대해 선구매 관련 법적 근거나 예산 근거도 없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어 "게다가 신종플루 때 국산 백신 개발하고 충분한 양을 생산해 놓았는데 유행이 빨리 잦아들어 준비한 백신이 남았는데, 이 남은 걸 국정감사 때 공무원 징계하고 예산 과소비했다고 국회의원들이 난리친 국가"라고 지적했. 또 "백신개발사에 재고 던져서 고생한 백신 회사가 피해를 보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이런 행정과 예산의 미비 상황에서 4,400만명 확보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백신을 더 빨리 접종하려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가용 예산도 폭 넓게 준비하고 백신 구매 외의 접종시스템도 체계적으로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난이 우선이 아니라 잘 하게 할 만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선인 상황이다. 기사를 보면 어떨 때는 잘 안되기를 바라는 건가 생각도 든다"며 "정신차리자. 정말 잘 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 초는 치지 말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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