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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태국, 코로나 잠잠하니 대기오염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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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태국, 코로나 잠잠하니 대기오염에 '전전긍긍'

입력
2020.12.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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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성공국' 베트남 대기오염 극심 '외출자제'?
태국도 WHO 기준 3배 넘은 초미세먼지 비상
"짚 태우기 금지 등으로는 사태 해결 어려워"

15일 베트남 하노이의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평소 육안으로 확인 가능했던 서호와 인근 건물들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15일 베트남 하노이의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평소 육안으로 확인 가능했던 서호와 인근 건물들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고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확산이 멈춘 베트남과 태국에서 시민들이 다시 마스크를 쓰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세는 잠잠해졌지만, 경제활동이 정상화하면서 한 동안 양호했던 대기질이 급격히 나빠진 탓이다.

17일 베트남 VN익스프레스와 태국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시는 이달 들어 도심 대기질지수(AQI)가 평균 150 이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QI 100 이상은 ‘심각’ 단계로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며, 155(매우 심각)를 넘으면 노약자나 호흡기환자에게 외출 자제가 권고된다. 호아이득 지역은 AQI가 214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다, 항마 등 도심 대부분도 ‘매우 심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태국도 상황이 비슷하다. 14일 수도 방콕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m³당 87.7μg를 기록한 이후 사흘 연속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전 기준인 1m³당 25μg의 3배가 넘는 수치다. AQI 역시 13일 154를 기록한 이후 최근 165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하노이 도심의 모습.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 활동 등으로 비교적 깨끗한 대기질이 유지되면서 육안으로 서호와 인근 건물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지난달 하노이 도심의 모습.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 활동 등으로 비교적 깨끗한 대기질이 유지되면서 육안으로 서호와 인근 건물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하노이=정재호 특파원

두 나라의 대기질 악화는 코로나19 사태 안정화의 역효과로 분석된다. 베트남은 지난달 말 호찌민에서, 태국은 이달 초 미얀마 접경지역에서 일부 확진 환자가 나왔으나 강력한 격리와 봉쇄로 추가 감염은 막았다. 두 사례를 제외하면 최근 두 달 사이 지역감염 확산은 없었으며, 덕분에 대단위 공장이 재가동되고 한동안 줄었던 오토바이 이동량도 기존 수준을 회복했다.

양국 정부는 대기오염 확산의 핵심 요인인 공장과 오토바이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려면 공장 가동을 인위적으로 줄일 수 없는 데다, 대중교통 인프라 건설이 더뎌 오토바이 사용을 마냥 금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일단 연말 빈번히 일어나는 ‘짚 태우기’ 행위를 금지하고, 도심 주요지역의 노후 차량 및 오토바이 단속을 강화하는 정도의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하노이 한 환경단체는 “단순히 노후 교통수단을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매연을 대거 내뿜는 공장과 석탄발전소에 일괄적인 제재를 가하는 등의 획기적 대책이 없는 한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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