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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국내 첫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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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 국내 첫 선

입력
2020.12.17 14:2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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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22일까지 열리는 오스왈도 과야사민 전시회

에콰도르 국민화가인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분노의 시대 시리즈 작품 중 하나인 '눈물 흘리는 여인들'. 사비나 미술관 제공

에콰도르 국민화가인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분노의 시대 시리즈 작품 중 하나인 '눈물 흘리는 여인들'. 사비나 미술관 제공


가로 75㎝, 세로 145㎝ 캔버스 안에 절규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같은 제목을 달고 나란히 걸려 있는 작품 수는 일곱 점, 이는 총 7일인 일주일을 상징한다. 고통이 일주일 내내 반복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그림의 가로 세로 비율은 죽음을 상징하는 관(棺) 모양을 뜻한다. 라틴아메리카가 낳은 가장 위대한 작가로 꼽히는 오스왈도 과야사민(1919~1999)의 ‘눈물 흘리는 여인들’이라는 작품이다.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생전 모습. 과야사민은 제1차 세계대전,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겪으며 목도한 인간의 폭력성을 작품에 담아냈다. 사비나 미술관 제공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생전 모습. 과야사민은 제1차 세계대전, 스페인 내전, 제2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겪으며 목도한 인간의 폭력성을 작품에 담아냈다. 사비나 미술관 제공


에콰도르의 국민화가인 오스왈도 과야사민의 특별기획전이 19일부터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린다. 그간 국내에서 몇 점씩 선보여진 적은 있지만, 과야사민의 작품만 모아 전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비나미술관 관계자는 “에콰도르에서 국보로 취급되는 과야사민의 작품은 해외 반출이 까다로운데, 한국과 에콰도르 양국 간 문화교류 차원에서 진행된 전시회여서 국내로 들여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유화, 드로잉 등 과야사민의 주요 작품 89점을 볼 수 있다. 사회적 약자가 겪는 핍박과 고통, 그들의 상처와 아픔, 생명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잘 드러나 있다. 앞서 언급한 ‘눈물 흘리는 여인들’은 내전을 겪은 스페인을 여행하며 목격한 파괴된 가정의 모습을 토대로 그린 것으로, 전쟁 탓에 가족을 잃은 여성들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온유의 시대 시리즈 중 하나인 온유. 노년기에 접어든 과야사민은 이전과는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폭력과 억압에 저항하던 사회적 메시지는 줄고, 인간 본연의 내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비나미술관 제공

온유의 시대 시리즈 중 하나인 온유. 노년기에 접어든 과야사민은 이전과는 다른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폭력과 억압에 저항하던 사회적 메시지는 줄고, 인간 본연의 내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비나미술관 제공


전시는 ‘애도의 길(1940~50년대)’, ‘분노의 시대(1960~70년대)’, ‘온유의 시대(1980~99년)’ 등 시대별로 나뉘어 있다. 애도의 길은 학대를 당하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원주민과 흑인의 고통을, 분노의 시대는 인간을 향한 인간의 폭력을 고발한다. 과야사민이 노년기에 그린 ‘온유의 시대’ 시리즈는 어머니를 주제로 사랑이야말로 인류가 지닐 수 있는 가장 숭고한 것임을 되새기게 한다. 전시를 위해 한국으로 들어온 과야사민의 막내 딸 베레니세 과야사민 과야사민재단 이사는 “아버지가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시대별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제로만 볼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전시는 다음달 22일까지다.

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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