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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나 보던 '배트카' 현실로…'자율 발레파킹' 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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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서나 보던 '배트카' 현실로…'자율 발레파킹' 기술 나왔다

입력
2020.12.17 13:54
수정
2020.12.17 15:2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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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모델이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모바일 앱으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을 인근 주차장으로 보내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모델이 서울시 상암 5G 자율주행 시범지구에서 모바일 앱으로 5G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을 인근 주차장으로 보내는 모습 (사진=LG유플러스)

인파가 붐비는 시내로 차를 몰고 가는 날이면 주차 걱정부터 앞선다. 행여 주차장이 목적지와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면 주차시간까지 고려해 집을 나서야 한다. 최근 대유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감안하면 누군가에게 발레파킹(대리주차)를 맡기는 것도 찜찜하다. 이 번거로운 일을 차 스스로 해내면 어떨까.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을 조만간 현실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에이스랩),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컨트롤윅스와 17일 가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5세대(5G) 통신 기반의 자율주차 기술을 시연했다.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는 일반도로와 공영주차장에서 자율주행과 주차기술을 연계해 선보인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이라는 게 LG측 설명.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여러 변수를 알아서 처리할 만큼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훨씬 정교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다.

5G 자율주차는 말 그대로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 자리에 주차하는 일종의 자율 발레파킹이다. 관건은 편리성과 안전성이다. 자율주차 실행 과정이 복잡하거나, 자율주차 능력이 불안정하면 이 기능은 없는 것만 못하다. 이날 시연에선 이런 불안감을 덜어주기엔 충분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스마트폰의 모바일 응용소프트웨어(앱)에서 '자율주차' 버튼을 누르고 극장 예매 시스템에서 빈좌석을 고르듯, 인근 주차장을 검색해 비어 있는 주차 공간만 선택하면 끝이었다.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한양대-컨트롤웍스-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 공개 시연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5G 자율 주행차 'A1(에이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한양대-컨트롤웍스-LG유플러스' 5G 자율주차 공개 시연 행사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5G 자율 주행차 'A1(에이원)' 내부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후 서울 상암 'YTN뉴스퀘어' 건물에서 출발한 자율주행차 A1은 약 800미터 거리를 5분간 이동해 지정된 주차공간에 들어갔다. 주차장 입구가 좁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A1이 통과할 때 애를 먹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런 접촉도 없이 자연스럽게 입구를 지나쳤다. 보통 주차를 할 때 능숙한 운전자가 아닌 이상 주차 공간을 맞추려고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일이 많은데, A1은 단 한 번의 후진으로 주차를 마무리했다. 좌우 여유공간은 마치 자로 잰 듯 동일해 현장에선 '사람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외형상으론 볼 땐 간단해 보였지만 5G 자율주차 기술에 스며든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최첨단 정보기술(IT) 덕분에 가능했다. 자율주행차엔 10여개의 센서들이 장착돼 있다. 이들 센서들은 주변 차량, 사물, 기지국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안전 주행을 거든다. 특히 이 과정에서 '5G 클라우드 관제 플랫폼'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시시각각 들어오는 정보를 분석해 자율주행차에 주차공간과 주행공간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비행기 관제탑이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5G란 통신망이 있기에 가능하다. 3·4G에서도 이런 시스템을 구현할 순 있지만 한계가 따른다. 통신 끊김 등으로 관제 플랫폼에서 전달하는 정보가 지연되면 그만큼 자율주행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당장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다만 이번 기술 개발이 '미래 무인차' 시대에 한발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LG 측은 평가했다. 선우명호 한양대 교수는 "일반 시민 137명을 상대로 실증 시험을 했는데 모두 만족한다는 고무적인 평가가 있었다"며 "코로나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퍼지는 상황에서 자율주차는 엄청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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