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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또 채용 잡음… 이번엔 채점표 조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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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환경공단 또 채용 잡음… 이번엔 채점표 조작 논란

입력
2020.12.17 11:30
수정
2020.12.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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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광주시 산하 공기업인 광주환경공단이 지난 6월 실시한 상반기 신규 직원 공개 채용을 둘러싼 잡음이 면접시험 채점표 조작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응시자들에 대한 평정 의견이 적혀 있지 않은 특정 면접위원의 채점표를 두고 "그 면접위원이 평정 의견을 쓴 걸 봤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해당 면접위원과 목격자를 조사했지만 두 사람의 진술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진실공방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6월 11일 실시된 광주환경공단 신규 직원 공개 채용(행정 9급 1명ㆍ기술 9급 8명) 면접시험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던 5명 중 광주시 간부 공무원 A씨의 채점표에만 평정 의견이 기재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면접은 광주시가 추천한 외부위원 3명과 공단 간부들로 구성된 내부위원 2명이 응시자 1명을 5분씩 질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단 측은 면접 당일 면접위원들에게 응시자에 대한 종합적인 평정 의견을 채점표 하단 사각형 공란에 써서 제출해 줄 것을 사전 교육했다. 면접위원의 자의적은 채점을 방지하고 채점 사유를 분명히 해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A씨가 자필 서명한 응시자 19명에 대한 채점표엔 평정 의견이 단 한 글자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 A씨는 "응시자들에게 특별한 게 없어서 평정 의견을 안 썼다"며 "평정 의견 작성은 면접위원의 의무사항이 아닌 재량행위여서 스스로 판단해 평정 의견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면접위원 B씨는 "면접 당시 내 바로 옆 책상에 앉아 있던 A씨가 채점표 하단 평정 의견란에 의견을 쓴 걸 서너 번 정도 똑똑히 봤다"고 밝히면서 '채점표가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B씨는 "당시 A씨가 5개 항목에 대한 평정 점수를 연필로 썼다가 검은 사인펜으로 덧쓴 뒤 지우개로 연필 기재 부분을 지웠고, 평정 의견도 썼다"며 "그런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경찰이 보여준 A씨의 채점표엔 연필심에 눌린 자국도, 지우개로 지운 흔적도 없이 너무나 깨끗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면접 때 평가와 관련된 내용을 메모지에 따로 메모한 적은 있지만 최종적으로 평정 의견란에는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모지에 메모한 걸 평정 의견을 적는 것으로 B씨가 착각했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공단 측은 "면접 당시 면접위원들에게 메모지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혀 A씨의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B씨도 "A씨가 메모지에 메모를 했다면 면접이 끝난 뒤 메모지를 가지고 면접장을 나가야 하는 게 상식적인데, 당시 B씨는 빈손으로 면접장을 빠져나갔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A씨와 B씨의 주장이 부딪히지만 서로의 입장을 뒷받침할 물증이 없는 터라, 경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채점표에 대한 필흔(筆痕) 재생이나 필적 감정을 의뢰하면 어렵지 않게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분석 결과 채점표 조작이 맞다면 이는 공문서 위조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중대한 인사 비리로 볼 수 있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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