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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범벅" "스위치·배수구 없어" 대통령이 간 행복주택의 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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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범벅" "스위치·배수구 없어" 대통령이 간 행복주택의 민원

입력
2020.12.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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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했던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의 복층형 세대 내부. 화성=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문했던 경기 화성시 LH 임대주택 100만호 기념단지인 동탄 공공임대주택의 복층형 세대 내부. 화성=연합뉴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경기 화성 행복주택단지 임대아파트는 4,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기획성 리모델링’을 한 가구였다. 주민들이 실거주하는 아파트가 아닌 사실상의 '모델하우스'였단 얘기다. 해당 아파트를 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엔 부실 시공 민원이 줄줄이 접수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청와대와 LH의 연출이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찾은 행복주택단지는 LH의 임대주택 사업 100만호 달성 기념 단지로, LH가 '살고 싶은 임대주택'을 목표로 지었다. 전용면적 기준 16~44㎡에 총 1,640세대가 입주 예정이며, 한신공영이 시공을 맡아 올해 8월 완공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41㎡와 44㎡(옛 13평형 )크기의 아파트를 둘러 보며 "아주 아기자기한 공간이 많다” “신혼부부 중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겠다”고 했지만 실제 입주민들의 얘기는 달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LH에서 받은 민원 목록에 따르면, 한 복층 세대 입주민은 “1층 스위치는 없을 수도 있으니 그냥 2층 스위치로 사용하라는 통보, 또 베란다는 개인 할당 공간이 아니니 물이 썩든 말든 마감에 대해서는 문제를 처리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분개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안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입주민은 “제가 입주한 곳은 1층과 2층에 베란다가 있는 구조인데, 2층 베란다에 배수구가 없다”는 민원을 냈다. 그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으니 배수구도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문의했지만, (LH에서) 건축법에는 위배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 스프링클러가 터질 경우 저는 배수가 되지 않는 집에서 헤엄이라도 쳐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누수와 곰팡이 민원도 접수됐다. 한 민원인은 “복층형 구조인데 1층은 현관 천장부터 거실 벽면, 거실 천장이 전부 곰팡이로 범벅”이라며 “집이 이 모양인데도 알아서 들어오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임대아파트는 보증금 약 6,000만원에 월 임대료는 19만~23만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가구엔 각각 2,000만원 가량의 리모델링 비용이 들어갔다. 보증금의 약 3분의 1을 들여야 문 대통령이 둘러 본 수준의 주거 환경이 된다는 얘기다. LH가 문 대통령 방문 행사에 쓴 비용은 4억5,000만원대다. 김은혜 의원은 "문 대통령의 하루짜리 행사를 위해 서민들의 실상과 동떨어지는 판타지 연출극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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