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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복 VS 검은 상복... 여야의 엇갈린 드레스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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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복 VS 검은 상복... 여야의 엇갈린 드레스코드

입력
2020.12.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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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코로나19 위기로 1년 내내 민방위복 못 벗어
국민의힘, 마땅한 카드 없이 검은 상복으로 '항의 표시'

지난 9월 28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를 갖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월 31일 민방위복 차림으로 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9월 28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를 갖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1월 31일 민방위복 차림으로 당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민방위복 차림으로 지난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검은색 상복차림으로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태년(왼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민방위복 차림으로 지난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주호영 원내대표는 검은색 상복차림으로 국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징계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민방위복 차림을 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기 전달식에서 김영주 전국대의원대회 의장에게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뉴스1

민방위복 차림을 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기 전달식에서 김영주 전국대의원대회 의장에게 당기를 전달받고 있다. 뉴스1


늘 그랬듯 올 한 해도 중요 사안마다 대립한 여야는 드레스코드까지도 '색'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난 극복을 내세우며 겨자색 민방위복을 수시로 꺼내 입은 반면, 제1 야당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기 위해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색 상복을 갖춰 입었다.

정치인은 특별한 복장을 하고 언론의 카메라 앞에 서는 것으로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기도 하고, 중요 사안에 대한 당의 방향성을 전달하기도 한다. 가끔 너무 '튀는' 복장으로 눈총을 받기도,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지만 '시선 집중'의 효과만은 상당하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 전원이 민방위복을 입었다. 연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기록하는 등 국가 재난상황이라는 인식에서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와 15일 K-방역 긴급점검회의 등 이번 주에만 세 차례나 민방위복을 착용했다.

그에 반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검은색 상복을 입고 기자회견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 결정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조직 폭력배의 사적 보복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던 주 원내대표의 가슴엔 '근조 민주주의 법치주의' 리본이 달려 있었다. 정부여당의 윤 총장 찍어내기로 인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죽었다는 의미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지난 10일엔 같은 당 강민국, 최승재 의원이 본회의장 앞에서 상복 차림으로 여당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강민국(왼쪽),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공수처 개정안의 통과에 항의하며 상복 차림으로 정부여당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강민국(왼쪽),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공수처 개정안의 통과에 항의하며 상복 차림으로 정부여당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9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9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여야의 엇갈린 드레스코드는 지난 9월 28일에도 언론을 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당시에도 검은색 상복 차림으로 국회 본청 앞에 모여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한 정부의 상황 대처를 비판하고 북한의 만행을 규탄했다. 전원 검은색 마스크와 넥타이, 근조 리본으로 복장을 통일했다.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를 비롯해 주요 당직자들이 민방위복을 입고 '폭우 및 태풍피해 계층 지원금 전달식'을 열었다.

민방위복 차림의 아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 9월 28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을 하기 앞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김정희 사무총장에게 의원과 당직자들이 모은 '폭우 및 태풍피해 계층 지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민방위복 차림의 아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 9월 28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을 하기 앞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김정희 사무총장에게 의원과 당직자들이 모은 '폭우 및 태풍피해 계층 지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민방위복이 민주당의 단골 드레스코드가 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될 즈음인 지난 1월 말 확대간부회의에 이해찬 당시 대표 등 참석자 전원이 민방위복을 입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코로나 국난 극복'의 슬로건을 내걸면서다. 당시 의원들은 구김이 채 펴지지도 않거나, 여름용 얇은 민방위복까지 급하게 구해 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 후 코로나19에 더해 여름철 수해 및 태풍 피해가 잇따랐고, 연말이 다가오는 지금까지도 민방위복을 벗지 못하는 상황은 이어지고 있다.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지난 5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 민방위복 차림으로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지난 5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 민방위복 차림으로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검은색 정장부터 넥타이, 마스크, 근조리본까지 장례식장을 연상케 하는 국민의힘의 상복은 슈퍼여당에 대한 확고한 투쟁 의지의 표현인 동시에 '힘없는' 제1야당의 한계를 드러낸 복장이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도 대여 투쟁을 상징하는 단골 드레스코드로 검은색 상복이 등장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11월 문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이 열리는 동안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검은색 상복을 입고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현수막에는 '공영방송 장악' '북핵' 'UN 인권결의안 기권' 등을 규탄하는 내용을 적었다.

지난 2017년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상복 차림에 규탄 현수막을 펼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2017년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 연설을 마친 뒤 상복 차림에 규탄 현수막을 펼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2019년 10월 11일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문 정권 사법농단 규탄' 현장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마무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지난 2019년 10월 11일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문 정권 사법농단 규탄' 현장 국정감사 대책회의를 마무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지난해 10월엔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이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상복 차림으로 대책회의를 했다. 조국 전 민정수석(당시)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데 대해 '문재인 정권의 사법농단'이라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한국당은 국정 국정감사장까지 상복 차림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여 투쟁의 마땅한 카드 없이 극단적 항의의 표시로 꺼내 입는 보수야당의 상복은 자주 등장할수록 무력함을 시인할 뿐이다.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의원들이 입고 있는 민방위복에서 주름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지난 1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책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의원들이 입고 있는 민방위복에서 주름이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오대근기자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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