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위 당일, 각자 정중동 행보로 의지 다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가 열린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은 각각 일상 업무를 이어가면서도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추 장관은 항일 투사인 이육사 시인의 시를 언급하고, 윤 총장은 대검찰청 앞에 모인 시민들을 격려하는 등 두 사람 모두 이번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막판까지 이날 징계위 출석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윤 총장은 결국 변호인만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윤 총장은 출근길에 이례적으로 대검 정문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정문 앞에 갑자기 차를 세우더니 “그동안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 이제 나오지 마시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어 “이제 그만하셔도 제가 마음은 감사히 잘 받겠다”고 말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지지자들과 한번도 접촉한 적이 없었던 윤 총장의 이례적 행보를 두고 검찰 안팎에선 징계위 결론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대검 측은 “(윤 총장이) 영하 9도의 추운 날씨에 길거리에 서있는 사람들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 총장은 이날 평소와 다름 없이 수시로 대검 참모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회의를 한 뒤 오후 6시가 조금 지나 퇴근했다. 윤 총장은 징계위 진행 상황을 전화를 통해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징계를 주도한 추미애 장관도 이날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화요일마다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법무부로 출근했다.
추 장관은 징계위 증인심문이 진행되던 오후3시 30분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개혁 의지를 다지는 글을 올렸다. 추 장관은 ‘과천 산책로에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육사의 외침!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라고 썼다. 이어 “꺾일 수 없는 단단함으로 이겨내고 단련돼야만 그대들의 봄은 한나절 볕에 꺼지는 아지랭이가 아니라 늘 머물 수 있는 강철 무지개로 나타날 것”이라고 적었다. 추 장관이 SNS에서 언급한 '강철 무지개'는 검찰개혁을 암시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추 장관은 이날 징계위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 없이 오후 6시쯤 퇴근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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