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국무총리가 15일 오후 서울역 임시선별진료소를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일 연속 200명 이상 발생하며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가족ㆍ지인 등 소규모 산발 감염과 감염경로 불명인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정부가 검토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해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전날 하루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51명이라고 15일 밝혔다. 서울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2일 역대 최고치(399명)를 기록한 뒤 13일 219명으로 감소했다가 하루 만에 반등했다.
일요일인 13일 검사 건수가 1만654건으로 12일(1만2,007건) 보다 11%가량 줄었음에도 확진자 수는 오히려 늘어 확진율(전날 검사 건수 대비 당일 확진자 수 비율)은 14일(2.4%)이 그 전날(1.8%)보다 큰 폭으로 높아졌다.
무엇보다 일상에서 가족ㆍ지인ㆍ직장 동료 등과의 접촉을 통한 소규모 감염이 가장 큰 문제다. 이날 확진자 251명 중 확진자 접촉은 142명으로 과반(56.6%)를 차지해 집단감염(48명)의 3배 수준에 달했다. 용산구의 한 건설현장 관련 집단감염(누적 14명)과 송파구 교정시설 관련 집단감염(누적 22명)도 새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역학조사에서 건설현장 직원들은 건물 지하에 있는 현장 식당 또는 외부 식당에서 직원들이 함께 식사를 한 것을 파악했다”며 “교정시설 집단감염은 구치소 직원과의 접촉을 통한 감염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58명(23.1%)이나 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경제적 충격을 감안해 최후의 카드로 남겨 놓은 거리두기 3단계를 실시하더라도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단계로 격상해도 이동이 자유롭고, 10명미만 모임도 할 수 있다”며 “확산세를 완화시킬 수 있지만 극적 반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바이러스 전파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식당의 경우 중점관리시설이지만 필수시설이라, 3단계로 격상돼도 현 방역지침상 오후 9시까지는 손님들이 매장 내에서 식사가 가능하다. 3단계에서도 취식ㆍ대화 도중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지금과 달라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서울시 관계자는 “식당 취식을 금지하니까 호텔이나 집에 모여 술을 마시기도 한다”며 “연말 특성상 풍선효과나 사각지대가 생길 가능성도 커, 이런 부작용도 고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거리두기를 아무리 강화하더라도 코로나19 확산의 ‘중개기지’ 역할을 하는 가족 간 전파를 막아내기 힘들다는 점도 한계다. 김 교수는 “집은 좁고, 환기가 잘 안 되고, 식사와 대화를 하는 ‘3밀’ 환경이라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좋은 환경”이라며 “집에서도 식사할 때 각자 덜어 먹거나 대화를 자제하고, 구성원간 생활 패턴을 달리해 동선을 조금이라도 겹치지 않도록 하려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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