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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엔 어쩔 수 없어" 코로나 봉쇄 잠시 푸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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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엔 어쩔 수 없어" 코로나 봉쇄 잠시 푸는 유럽

입력
2020.12.16 05:00
수정
2020.12.16 07:5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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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폭증에 고강도 봉쇄 돌입
성탄절엔 가족모임, 여행 등 허용키로
거리두기 반발 심리 등 고려 조치 완화
기간 짧아도 추가 감염 확산 우려 많아

14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쇼핑거리. 로마=AP 연합뉴스

14일 이탈리아 로마의 한 쇼핑거리. 로마=AP 연합뉴스

요즘 유럽 각국의 화두는 ‘봉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다시 나라 전역을 틀어 막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 크리스마스가 문제다. 서구권 최대 명절이 다가오면서 일부 국가는 격앙된 민심 앞에 이 기간만큼은 다소 완화된 방침을 적용할 방침이다. 짧은 기간이라도 사람이 대거 모이면 바이러스는 급격히 확산될 수밖에 없어 우려가 적지 않다.

14일(현지시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은 16일부터 런던과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 하트퍼드셔 지역 코로나19 대응을 기존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리기로 했다. 술집, 음식점은 모두 문을 닫고 배달만 허용된다. 이들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증해 하루 신규 확진 환자가 2만명을 넘어선 탓이다. 가뜩이나 이번 확산이 변종 바이러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연말 연초 전국을 ‘고위험 지역(레드존)’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네덜란드 역시 15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5주간 전역의 학교와 미용실, 극장 등의 문을 걸어 잠그는 고강도 봉쇄 조치에 들어간다. 일일 감염이 전 주 대비 40%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체코는 2주전 재개장한 식당, 호텔 등의 영업을 18일부터 다시 금지하고, 덴마크는 내달 3일까지 98개 지역 중 69개 지역 식당과 박물관을 폐쇄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야간통행금지를 도입한다.

수치를 보면 유럽이 강도 높은 통제에 돌입한 이유를 알 수 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프랑스와 영국의 누적 확진자는 각각 238만명, 187만으로 세계 5ㆍ6위다. 6만5,000명이 숨진 이탈리아는 유럽 최다 코로나19 사망국이란 오명을 떠안았다.

관건은 크리스마스다. 여러 나라가 정작 사람이 많이 모이는 크리스마스 연휴엔 다소 ‘느슨한’ 조치를 취하면서 악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나온다. 실제 영국은 대응 단계를 올리면서도 23일부터 닷새간 최대 3가구가 하나의 집단을 형성해 만나는 이른바 ‘크리스마스 버블(거품)’ 계획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 기간에는 조부모와 부모, 자녀 등이 자택이나 예배당, 야외 공공장소 등에서 모일 수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일각에선 크리스마스에 봉쇄를 완화하는 상황에서 대응 단계를 상향 조정하자는 정부 논리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역시 가족과의 크리스마스 여행을 허용하고 24일에는 야간통행금지를 해제한다. 스페인도 이달 24일과 31일 통금시작 시간을 오후 11시에서 다음날 오전 1시로 늦추기로 했다. 스페인은 이날 주변국의 만류에도 카탈루냐 지역의 스키장을 개장하기도 했다. 각국의 고육책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엄격한 봉쇄에 나설 경우 오히려 반발 심리로 거리두기 효과가 반감될 수 있는데다, ‘명절 특수’를 놓칠 수 없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호소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은 “크리스마스가 코로나19 추가 확산 여부를 결정하는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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