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별 선거인단 투표, 306명 확보 승리 확정
"미국인 연대해 희망과 꿈을 보자" 단합 강조
코로나 유행과 경기침체 극복 등 과제 산적
트럼프 "압도적 결과 뒤집어"... 여전히 불복
“우리는 미국인으로 연대해 고통에 투쟁하고 희망과 꿈을 봐야 한다.”
역대급 분열 양상을 보였던 2020년 미국 대선의 최종 승자가 14일(현지시간) 결국 조 바이든 당선인으로 확정됐다. 그는 당선 첫 일성으로 ‘단합’을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지만, 감염병 대확산과 경기침체 등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두 쪽 난 민심부터 수습해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호소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실시된 50개 주(州)와 수도 워싱턴 등 총 538명의 선거인단 투표 결과, 승리에 필요한 과반 270명을 넘는 306명의 선거인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선거인은 232명이다. 예상 득표 수와 같아 선거인단의 이른바 ‘배신투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가 획득한 선거인단 수는 공교롭게도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얻은 표와 같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인단 투표 종료 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의 의지를 존중하지 않고 법치주의를 거부하며, 헌법에 위배되는 모든 방법을 사용했으나 고맙게도 연방대법원은 완전히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트럼프 측의 불복소송을 기각한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는 이런 과정을 “미국의 정신을 지키기 위한 민주주의 승리”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 뒤 단결하고 치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선거인단 투표는 과거와 확연히 다른 장면이 속출했다. 네바다주는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을 사용해 투표를 진행했고, 펜실베이니아주는 의회 의사당 대신 체육관에서 투표를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었다. 뉴욕주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4년 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가 선거인단 투표자로 나섰다.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패배했지만 트럼프 측의 불복 의지는 여전했다. 개리 아이젠 미시간주 하원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선거인단 투표를 방해할 계획이 있다고 공언했다. 주의회 의장단은 즉각 아이젠 의원을 모든 위원회 직무에서 배제했다. 애리조나주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안전을 우려해 비공개로 투표를 치렀다. 트럼프가 패배한 조지아ㆍ펜실베이니아에서는 공화당 선거인단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주는 자체 투표를 했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부정 선거 소송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내보이는 퍼포먼스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미국 민주주의가 (대선을 통해) 톡톡한 대가를 치렀다”고 평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6일 연방 상ㆍ하원 합동 회의에서 열리는 선거인단 투표 공식 개표를 거치면 공식 차기 대통령 지위를 얻는다. 이어 20일에는 제46대 미국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제48대 부통령에 각각 취임한다. 과제는 산적해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꺾일 줄 모르고 추가 경기부양책도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여전히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골칫거리다. 그는 이날 밤 늦게 “전국적으로 도미니언(투표시스템 업체) 투표기가 재앙이 됐다. 압도적 선거 결과를 뒤집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법치주의와 헌법, 그리고 국민의 의지가 승리했다”는 내용의 트윗을 남긴 직후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