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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시 유독가스 없는 나무단열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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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시 유독가스 없는 나무단열재 나온다

입력
2020.12.15 2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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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폼 등 비해 단열성능·시공 편의성 우수
연기발생 300분의 1수준 화재시 대피시간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개발 민간에 기술이전 상용화

국립산림과학원 이민(오른쪽) 박사가 나무 단열재 개발로 지난달 열린 '2020 책임운영기관 서비스혁신 공유대회' 에서 우수상을 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이민(오른쪽) 박사가 나무 단열재 개발로 지난달 열린 '2020 책임운영기관 서비스혁신 공유대회' 에서 우수상을 받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발생시킨 주범으로 스티로폼과 우레탄 등 석유화학계열 단열재들이 지목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단열성능, 시공편의성, 저렴한 가격 등의 장점이 있어 건축용 단열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화재 발생시 유독가스를 내뿜어 인체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석유화학계열 단열재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나무 단열재를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건축시장 단열재의 70% 이상을 석유화학계가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은 제조과정에서 많은 탄소배출로 환경부하를 일으키고 최종 제품도 인체에 해로움을 준다는 게 산림과학원 연구팀의 진단이다.

산림과학원 이민 박사는 15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정책 과제로 노후 공공건축물의 단열재를 교체하는 ‘그린 리모델링’사업과 맞물려 친환경ㆍ고성능 단열재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나무 단열재는 목재나 나뭇가지를 잘게 분쇄하여 나무섬유를 만든 후 산림과학원이 개발한 친환경 접착제와 불에 타는 것을 막는 난연재를 혼합하여 열과 압력을 가해 판넬 형태로 만든다. 판넬형태라 현장에서 절단하여 사용할 수 있어 시공성이 뛰어나고, 나무 섬유의 양을 조절하면 단열재의 강도 조절이 가능해 바닥이나 벽, 지붕의 곡선부위에도 사용 할 수 있다.


나무 단열재는 목재를 잘게 분쇄해 섬유로 만든 후 접착제와 난연재를 혼합, 압축해 판넬 형태로 만드는과정을 거친다. 단열성능은 물론 화재시 유독가스를 내뿜지 않아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나무 단열재는 목재를 잘게 분쇄해 섬유로 만든 후 접착제와 난연재를 혼합, 압축해 판넬 형태로 만드는과정을 거친다. 단열성능은 물론 화재시 유독가스를 내뿜지 않아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단열 성능도 기존 석유화학계 건축용 단열재와 비교하여 떨어지지 않는다. 나무 자체가 열전도율이 낮은데다 제조과정에서 접착제의 양에 따라 열 전도율을 조절할 수 있다. 산림과학원 연구결과 열전도율이 ‘나등급’을 확보하여 기존 석유화학계 단열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친환경 재료인 나무를 사용함으로써 새집증후군의 원인인 폼알데히드 방출도 총휘발성 유기화합물 방출량 기준치의 4분의1 수준으로 맞춰 거주자들의 생활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화재 발생 시 유독가스가 생성되지 않아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발화실험에서 나무단열재는 스티로폼 등 석유화학계 단열재보다 연기 발생량이 300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발화시간도 스티로폼 단열재보다 훨씬 지연되었고 연기발생이 적어 유사시 대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스티로폼 단열재와 비교하여 값이 10~40%가량 싸서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현재 이 기술은 국내 최고 보드생산기업인 동화기업으로 기술이 이전돼 대량 생산을 통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서울 노원구에 건립되는 생태건축도서관 건물 지붕과 벽에 이번에 개발한 나무 단열재를 적용하여 시공성 검증도 마쳤다.

전범권 산림과학원장은 “스티로폼 단열재를 나무 단열재로 40%만 대체해도 연간 4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등록자동차 2,000만대가 한 달 동안 멈춰서야 줄일 수 있는 양”이라며 “앞으로 한국산업표준 제정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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