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억제할 한줄기 희망인 백신을 13일(현지시간) 전역으로 배포한 가운데, 성공적인 백신 접종을 뒷받침할 촘촘한 후속 절차들을 진행하고 있다. 백신 배송이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모든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정확히 맞아 떨어져야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코로나19 접종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영하 70도에서 이뤄지는 ‘초 저온’ 백신뿐이 아니다. 백신만큼 빛을 발하지는 못하지만 접종에 필요한 주사기, 주삿바늘, 접종 부위를 소독할 알코올 솜, 식염수도 없어선 안될 요소다. 미 전역으로 배송된 백신은 원액 상태인데, 여기에 생리식염수를 섞어 희석한 뒤 주사기로 접종해야 한다. 간호사들이 착용할 마스크, 일회용 장갑 등도 필수다.
이 같은 물품은 미 전역에 있는 의료장비 유통업체 맥케슨의 공장에서 포장된 뒤 루이빌의 UPS 물류허브로 옮겨져 전국에 배송되고 있다. 맥케슨은 이미 주요 거점마다 물품을 비치해둔 상태다. 뉴욕과 LA 필라델피아 휴스턴 등 각 도시의 주요 병원 역시 접종에 필요한 주사기와 알코올 솜, 일회용 장갑 수천, 수만 세트를 준비했다.
이들이 접종 기구까지 미리 쌓아두며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은, 화이자 백신을 해동한 뒤 일반 냉장(영상 2~8도)할 경우 효능이 닷새밖에 유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시 필요한 모든 기구가 구비되지 않을 경우 자칫 아까운 백신을 내다 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WSJ는 “배송 모의연습 중 일부 접종 키트가 백신보다 이틀 늦게 도착했다”는 레이첼 레바인 펜실베이니아주 보건장관의 말을 인용하며, 백신과 접종 기구가 딱 맞게 도착하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닷새의 보관 기간을 감안할 때 이틀 지연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각 병원들도 1순위 백신 접종 대상자인 의사와 간호사 병원 청소부 등 직원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고, 접종 스케줄을 분(分) 단위로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시 셰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통물류센터장은 “드라이아이스, 운반용기 등 모든 것이 한 자리에 도착해야 하고 이를 수령할 적합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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