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길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광범하게 퍼진 일상 곳곳의 감염 △높은 비율의 감경경로 미확인 환자 △고령자의 양성판정 비율 등가 등이다. 앞의 두 가지로 '지역사회 전파'에 비상등이 켜진 상황이고, 중증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령자의 양성 판정 증가는 병상 부족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감염경로 불명 86% 로 치솟아
14일 서울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이날 0시 기준)는 총 219명이다. 역대 최대를 기록한 전날(399명)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최근 확진자 발생 추이를 따져보면 상황은 오히려 악화했다.
우선 가족ㆍ지인 등을 통해 2~9인의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확진자 접촉’ 감염자 수는 이날 136명을 기록했다. 전체 확진자의 62.1%가 일상에서 감염됐다는 뜻이다. 여기에 아직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미확인 환자 53명을 더하면 전체 확진자에서 소규모 집단감염과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86.3%에 달한다. 이 비율은 서울에서 200명대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3일(72.5%) 이후 줄곧 높아져 이제 90% 선을 넘보고 있다.
신천지 등 10인 이상 집단감염은 감염원이 확실해 관리가 비교적 쉽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은 일상에서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황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 비율은 2주 전(11월 29일~12월 5일) 전체 확진자의 17.4%였으나, 지난주(12월 6~12일)에는 24.9%로 크게 증가했다. 방역망에 잡히지 않은 확진자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 위험성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방역당국의 신종 코로나 통제력이 그만큼 약화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고령 확진자 증가...병상부족 '빨간불'
신종 코로나 추적ㆍ관리는 물론, 대응체계 역시 한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확진시 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의 확진자 비율은 2주 전 18.9%에서 지난주 20.8%로 높아졌다. 전체 확진자 중 중증환자로 발전하는 비율(1.7%~8%)까지 고려하면 중증환자가 병상이 없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펼쳐질 수 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 발생한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 역시 221.9명에서 283.1명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현재 입원이 가능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5개에 불과하다. 수도권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율(13일 기준)은 80.7%, 서울시는 89.9%에 달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더 쏟아질 경우 장충체육관 등에 대거 병상을 만들어 생활치료센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방역당국이 내놓을 추가 내놓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3차 대유행 불길을 잡기 위해선 사실상 시민들의 자발적인 방역지침 준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게 현 상황이다. 서울시가 이날부터 누구나 무료로 익명검사가 가능한 임시 선별검사소 56곳을 순차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서울시는 검사 수요가 많아질 경우 최대 71곳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지 않고 신종 코로나 폭증세를 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모든 시민이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사회활동을 최대한 줄이는 거리두기에 동참해주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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