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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학 1타 강사?...10시간 필리버스터 경험한 태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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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학 1타 강사?...10시간 필리버스터 경험한 태영호

입력
2020.12.14 21: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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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일명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스1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일명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스1


"북한 외교관 동료들과 평양의 통일전선부 일꾼(간부)들도 필리버스터를 인터넷으로 지켜 보면서 제가 어떤 토론을 할지 궁금해 할 것 같습니다."

지난 13일 오후 8시 59분. 대북전단금지를 골자로 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본회의장 발언대에 섰다. 태 의원은 "시장 원리로 평화와 통일 문제를 풀어보려 한다"고 운을 뗀 뒤, 파란 바탕의 파워포인트(PPT)를 본회의장 대형 화면에 띄웠다. 직접 작성했다는 PPT 242장에는 태 의원이 대북전단금지법에 반대하는 이유 13가지가 조목조목 적혀 있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준비하며 직접 작성한 파워포인트(PPT). 국회TV 캡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대북전단금지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준비하며 직접 작성한 파워포인트(PPT). 국회TV 캡처


10시간 2분동안 김씨 부자 3대 세습 문제점까지

대북전단금지법에 반대하는 태 의원의 설명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커리큘럼이 잘 짜여진 북한학 강의 같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는 "대북전단금지가 북한 주민들에게 곧 자유·평등·민주 정신을 접할 기회를 막는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김정은 정권과 손을 잡고 북한 주민들을 영원히 노예처럼 살게 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14일 오전까지 10시간 2분동안 이어진 토론에서 태 의원은 대북전단금지 반대 이유 뿐 아니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세습'의 역사와 문제점까지 짚었다.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설명을 해야 대북전단금지에 반대하는 자신의 주장이 설득력을 지닐 수 있다는 차원이었다는 게 태 의원측 얘기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열정 초선'이지만 욕설 논란도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온 태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격려를 보냈다. 토론 시간도 12시간 47분으로 최장시간 기록을 세운 같은당 윤희숙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다. 4년전 국내에 망명한 뒤, 민주주의 국가의 제도화된 야당의 입법 저지 시스템을 처음으로 경험한 여운도 그대로였다.

다만 아쉬운 지점도 있었다. 태 의원에 이어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주자로 발언대에 선 송영길 의원이 "북에서 온 지 4년만에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도 대단한 특별한 케이스"라며 "책임 있는 정당이라면 중진의원이 나와 균형있는 야당의 입장을 말씀해 줄 필요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태 의원을 깎아 내렸다. 태 의원도 발언 도중 "지금 휴전선 일대에서 '야이 김정은 죽어라, 저 XX는' 이런 방송은 안 한다"고 발언해 민주당의 비판을 받았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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