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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닫히는 연말 은행 신용대출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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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닫히는 연말 은행 신용대출 창구

입력
2020.12.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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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연말까지 1억넘는 신용대출 중단
신한은행도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 중단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신용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코로나19 생활고와 저금리로 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시중 은행들이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막거나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신용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코로나19 생활고와 저금리로 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시중 은행들이 1억원이 넘는 모든 가계 신용대출을 막거나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말 은행권 신용대출 문이 더욱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장기화 된 저금리 상황에 주택 매입과 주식 투자를 위한 개인 대출 수요가 좀처럼 줄지않자, 은행들이 대출총량 기준을 지키기 위해 다급히 대출 옥죄기에 나선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달 말까지 앱에서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었던 직장인 비대면 신용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직장인이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오후 3시 30분까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장벽을 크게 높인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체 신용대출 중 비대면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최근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세를 늦추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단 소상공인 대출이나 일반 서민 대출 등은 그대로 모바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대출상담사를 통한 대출도 연말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대출상담사 제도가 정착한 이후 신한은행이 대출상담사 창구를 아예 막은 건 처음이다. KB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난 9일 KB국민은행 측은 대출상담사를 통한 전세담보대출 등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대출상담사를 통한 대출이 전체 대출 중에서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아예 신청이 중단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더 나아가 연말까지 1억원이 넘는 모든 신용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신규 대출 금액이 기존 신용대출과 합쳐 1억원이 넘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아예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은행도 나왔다. 우리은행은 1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대표 상품이었던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을 판매 중단했다. 은행은 대출 한도가 소진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연도별 11월 가계대출 증감액. 그래픽=신동준 기자

연도별 11월 가계대출 증감액. 그래픽=신동준 기자


전문직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거나 대출 우대금리를 조정하는 간접적인 방안도 활용된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에 대한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2억5,000만~3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췄고, 하나은행도 이른 시일 내 전문직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일부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0.3~0.6%포인트 줄였고, 농협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한도를 5,000만원 줄이고 우대금리를 없앴다.

은행들이 앞다퉈 신용대출을 조이는 이유는 가계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을 압박하고 나선 이유가 크다. 당초 은행들은 월평균 신용대출 증가액을 2조원대로 유지하겠다고 계획했으나, 지난달 당국이 규제를 예고하자 막판 수요가 몰리며 신용대출이 5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주택담보대출도 4조원 늘어나면서 지난달 국내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내 9조4,195억원이나 늘어 '신기록'을 세웠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이달 4일 직접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연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지켜달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대출 속도 조절에 실패해 연내 총량 관리가 거의 불가능해진 2개 은행엔 '개별 면담'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래 연말엔 총량 관리 때문에 대출을 조이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올해는 유독 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하고 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으면 대출 문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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