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尹, 사과문조차 허점과 의문 투성이"
코로나19 시국에 모임... 길 할머니 나이도 틀려
진중권 "남의 생일에 모여 와인...법정 어필 의도"
시의적절하지 못한 사진 한 장이 불러온 후폭풍이 거세다.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노마스크 와인 모임'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하고 사과까지 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에는 야당에 의해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같은 민주당 내에서도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질책하고 나섰다. 심지어 사진 게재를 두고 '특별한 의도'가 숨어 있다는 뒷말도 무성하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윤 의원은 의혹을 즉각 해명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자신이 그토록 이용했던 길원옥 할머니의 생신을 핑계로 '노마스크 와인파티'를 벌인 윤 의원의 사과문조차 허점과 의문투성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의원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지인들과 와인을 곁들이며 식사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길 할머니 생신을 할머니 빈자리 가슴에 새기며 우리끼리 만나 축하하고 건강기원. 꿈 이야기들 나누며 식사"라는 글도 올렸다. '길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를 지칭한 것 같았지만, 정작 할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또한 참석자 중 마스크를 착용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사진을 삭제한 뒤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윤 의원은 사과글을 올렸지만 이게 더 화를 불렀다. "12월 7일은 길원옥 할머니의 94번째 생신이었는데 연락이 닿질 않아 만나뵐 길이 없었다"며 "지인들과 식사 자리에서 그리움을 나눈다는 것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 됐다"는 해명글이 문제였다.
野 "즉각 의원직 사퇴하라"
이를 두고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시기에 노 마스크 모임을 가진 것도 모자라 길 할머니도 없는 생일 파티를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심지어 길 할머니의 나이도 틀리게 언급한 데다가 의도적인 사진 게재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황 대변인은 "정작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기록을 보면, 길 할머니의 생신은 1928년으로 올해 93세(만 92세)"라며 "윤 의원은 지난해 '91번째 생신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길 할머니 생신 파티에 직접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행정상의 차이일 수도 있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윤 의원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이용하고도 터무니없는 해명과 거짓으로 일관하니 국민들은 비판하며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며 "사실 관계를 소상히 밝히고 즉각 의원직을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원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은 이날 윤 의원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민주당은 30년간 위안부 할머니들을 '앵벌이' 도구로 사용하고 애국을 내세워 국민까지 기망한 '토착 매국노' 윤미향부터 강제 제명해야 한다"고 날선 비난을 했다.
같은 당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홍익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의원의 와인모임에 대해 당에서 제재가 있어야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어떤 게 있어야 될지 봐야 되겠지만, 국회의원이든 누구든 특히 솔선수범해야 될 모든 사람들이 가급적 모임을 자제해야 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더군다나 그것(와인모임 사진)을 또 SNS에 올린 건 적절치 않았다, 이렇게 본다"고 못박았다.
진중권 "사진 게재는 법정에 어필하려는 의도"
윤 의원 사진 논란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도 질타를 이어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엉뚱한 사람들이 왜 남의 생일에 모여 와인을 마시나"라며 "법정에 어필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지난 1일이 (공판) 준비기일이었다"며 "혐의 중에 치매 걸리신 어르신께 거액을 기부하게 한 게 있다. 사기죄다"고 언급했다. "그것 때문에 바람잡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도 진 전 교수와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윤 의원은 할머니들을 볼모 삼아 오랜 기간 앵벌이를 시켰고, 국회의원까지 당선됐다"며 "여전히 할머니를 우려먹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윤 의원은 8개 혐의로 기소됐는데, 그중 여섯 번째가 치매에 걸린 길 할머니 돈을 기부를 빙자해 횡령했다는 의혹"이라며 "생일 축하가 진심이라면 당연히 길 할머니를 모셔놓고 해야 하건만 윤미향은 그런 거 상관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5월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윤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던 정의연의 후원금 사적 유용 의혹 등을 폭로해 세상에 알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 의원 등을 정의연 부실회계와 후원금 횡령 의혹 등으로 고발했다. 검찰은 이를 수사하고 윤 의원을 보조금관리법 위반, 업무상 횡령·배임, 사기 등 8개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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