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미 전역 636곳 백신 수송 돌입
14일 의료진·장기요양시설부터 접종
“아주 흥분되는 시간입니다. 이건 역사예요.”
13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州) 그랜드 래피즈 제럴드 포드 국제공항. 인근 포티지의 제약회사 화이자 공장에서 만들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미국 50개 주로 배포되기 위해 페덱스 화물기에 실리는 모습을 보던 비키 로이스는 미 CNN에 이렇게 말했다. “첫 백신이 나가고 있어요. 여기서 울 것 같아요.”
미국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드디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행정 승인 절차를 모두 마쳤고, 생산된 백신을 미국 전역에 운송하기 시작해 14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지난 1월 22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 11개월 만의 첫 승전보다. 미 정부 고위 관리들도 최대한 빨리 백신 주사를 맞기로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은 커졌다. 하지만 미국 내 하루 사망자가 2,300명을 넘는 등 불안도 여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CDC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가 12일 결정한 백신 사용 권고를 이날 수용했다. 앞서 미 식품의약국(FDA)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가 10일 화이자ㆍ바이오엔테크 공동 개발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권고했고, 11일 FDA는 이를 승인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접종을 위한 당국의 긴급사용 승인 절차가 모두 끝났다.
심사 절차 완료 후 미시간주 포티지 화이자 공장에서 선적된 백신은 트럭과 비행기 편으로 미국 전역에 이송되기 시작했다. 14일 145곳, 15일 425곳, 16일 66곳 등 총 636곳의 장소로 옮겨진 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과 장기요양시설부터 먼저 접종에 들어간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영하 70도 이하 온도 보관이 필요해 특수 배달ㆍ보관 시설도 준비됐다. 초기 배포된 백신은 290만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은 올해 말까지 4,000만회(2,000만명) 분 백신을 순차적으로 접종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 백신 개발을 총괄하는 ‘초고속작전’팀 몬세프 슬라위 최고 책임자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내년 1, 2월부터는 5,000만~8,000만회 분 백신이 매달 배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제약회사 모더나 백신도 17일부터 긴급사용 승인 절차에 들어간다. 또 존슨앤존슨은 1월 말 혹은 2월 초, 아스트라제네카는 2월말쯤 승인이 예상된다.
슬라위 책임자는 “내년 1분기까지 1억명이 면역력을 갖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코로나19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75~80%가 면역력을 가져야 하고, 내년 5~6월 사이에는 이 지점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내년 1월 취임 후 100일 내에 1억명 접종 계획을 언급한 상태다.
미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은 백악관을 비롯해 입법ㆍ사법ㆍ행정 3부 고위 관리도 우선 순위로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밀접 접촉하는 백악관 직원들이 먼저 백신을 맞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백신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필요하지 않은 이상 상대적으로 늦게 백신을 맞게 될 것”이라며 “내가 이렇게 되도록 요청했다”고 반박했다.
12일까지 집계된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625만명, 사망자는 29만9,000여명이다. 이날 하루 사망자만 2,368명, 확진자는 21만9,000여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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