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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장 "무증상자보다 유증상자 위한 시스템 붕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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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장 "무증상자보다 유증상자 위한 시스템 붕괴 막아야"

입력
2020.12.14 13:58
수정
2020.12.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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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원장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출연해
"정부, 선제적 검사 필요하지만 우선순위 둬야"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을 검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앞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을 검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의료대응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병상과 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무증상자를 찾아 관리하려는 목적으로 문을 연 임시 선별진료소에 의료진을 파견하는 것보다, 유증상자에 대한 집중 관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원장은 이날 방송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볼 병상과 의료진 부족 현상에 대해 "공공병원이 지난 1년간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며 버텨왔지만, 피로도가 쌓이고 있어 인력 교대 등이 필요한데 대단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전날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1,030명이 발생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그나마 이날 0시 기준으로는 확진자가 718명이었다.

이러한 비상 사태에서 정부는 14일부터 3주간 150여곳의 임시 선별진료소를 열어 집중 검사를 통해 무증상자 관리에 나선다. 이때 공중보건의나 군의관 등 의사 인력이 투입될 예정인데, 정 원장은 무증상자가 아닌 유증상자에 먼저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팬데믹(대유행)이란 것은 많은 노력을 해도 환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기본 개념"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건 갑자기 환자가 늘어나면 의료기관이 수용능력을 초과해서 치료받을 수 있는 사람이 치료받을 수 없는 현상을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자발생속도를 조절하면서 의료대응 역량을 키워야 하는데 그동안 이러한 역량에 대해 철저히 무시되고 지금도 부정적 견해들이 있다"면서 "선제적 검사가 필요하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좀더 세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원장에 따르면 선제적 검사로 팬데믹을 조절하려면 단시간 내에 숨겨져 있는 환자의 20%를 찾아내야 한다. 서울의 경우 단시간 내에 수백만명에 대한 검사를 해야 하지만, 모든 검사 시설과 인력을 최대 동원해도 하루 10만건 이상 할 수가 없다는 것.

이에 정 원장은 "무상증자를 찾아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증상자 관리도 제대로 안 되는 심각한 상황들이 현장에 존재한다"며 "(정부가) 검사 확대에 대해 우선순위를 둬서 인력이, 의료대응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 공공병원 비율 5% 불과...미·일처럼 늘려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위기에 공공병원 확충예산 0원 국회와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료 강화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위기에 공공병원 확충예산 0원 국회와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의료 강화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정부의 민간병원에 대한 선제적 보상 등의 방안이 없어 병상 부족 문제가 나온다는 지적도 있다. 민간병원이 중환자들을 적극적으로 돌보고 전담하기엔 의료 인력과 장비 등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공공병원을 늘려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의 공공병원 비율은 5%에 불과해 세계적으로 거의 꼴찌 수준"이라며 "미국, 일본만 해도 20~30%에 가까운 공공병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향후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전체 보건의료체계 속에서 공공부문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얼마만큼 양과 질을 확보할 것인가가 정말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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