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내외 금융기관·연구소에 위험요인 설문 조사
고용악화·가계소득 감소 위험 요인 증가
국내 금융기관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을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올해 6월보다는 위험성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상반기와 비교해 고용 악화에 따른 가계소득 감소 위험 발생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49%)와 미국 대선 이후의 정책 방향 불확실성(11%) 등을 국내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자영업자 업황 부진(7%)이나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5%) 등을 1위로 꼽은 사람도 많았다.
이번 설문 조사는 지난달 10일부터 25일까지 국내외 금융 전문가 8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과 미국 정부 불확실성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용 악화와 가계소득 감소, 글로벌 자산가격 상승 및 급격한 조정이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상반기만 해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히지 않았던 고용 악화와 가계소득 감소 항목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는 향후 발생 가능성이 매우 큰 위험으로 예상됐다.
한은 측은 "주요국 경기침체 항목의 경우 상반기 4위에서 하반기엔 6위로 떨어졌다"며 "대외 환경보다는 기업의 신용위험 증대나 가계소득 문제 등 국내 문제가 더 커졌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반적인 위기 발생 가능성은 상반기에 비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반기 수출이 회복되고 증시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1년 이내 금융시스템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사람은 상반기 38%에서 하반기 20%로 하락했고, 낮다고 응답한 사람은 29%에서 45%로 크게 증가했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도 48%에서 59%로 높아졌다.
코로나19 회복 이후 가장 유의해야 할 금융안정 리스크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 부문 실적 부진 및 신용위험'을 언급한 응답자가 52%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금융기관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건전성 저하'가 꼽혔는데, 일부 응답자들은 각종 지원정책으로 금융기관의 잠재적 부실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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