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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사람 가리냐?'... 분노 커지는 특권층 부적절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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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사람 가리냐?'... 분노 커지는 특권층 부적절 처신

입력
2020.12.14 15:15
수정
2020.12.14 16:21
0 0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와인 모임' 논란 지속
해외도 리타 오라 등 격리지침 어긴 유명인사 논란
"유명인, 대중과 같은 기준 적용 못 받아들여"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당 모임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여러 사람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부적절 처신이라는 비난이 일자 "위기 상황에 사려 깊지 못했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당 모임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여러 사람과 함께 와인을 마시는 자신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 부적절 처신이라는 비난이 일자 "위기 상황에 사려 깊지 못했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최악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논란을 빚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와인 모임'에 대한 비난 여론이 해명 이후에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세를 꺾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든 사람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영국에서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생일파티를 연 가수 리타 오라 등 코로나19 확산 상황 중 벌어진 유명 인사들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권층이 스스로에게 코로나19 지침 위반 면죄 카드를 줌으로써 방역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니세프, 격리지침 위반 논란 英 가수 리타 오라 '손절'

리타 오라가 지난달 자신의 생일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오라는 홀로 케이크를 먹는 것처럼 사진을 게시했지만 이날 30여명이 참석한 파티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리타 오라 인스타그램 캡처

리타 오라가 지난달 자신의 생일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오라는 홀로 케이크를 먹는 것처럼 사진을 게시했지만 이날 30여명이 참석한 파티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리타 오라 인스타그램 캡처

1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유니세프가 홍보대사인 가수 리타 오라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긴 이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며 '홍보대사들의 개인 활동 시 그들의 견해나 행동이 유니세프의 의견을 반영하거나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니다'는 유니세프의 발표를 전했다.

오라는 2013년부터 영국 유니세프를 지원해 왔으며, 지난 여름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빈곤층 아동 후원을 독려하는 캠페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오라는 사적 모임을 금지한 영국의 봉쇄 조치와 격리 지침을 어기고 호화로운 생일 파티를 연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이집트 공연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자가격리 의무를 지키지 않은 채 약 30명이 참석한 생일파티를 열었다. 당시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생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이상하게 느껴져 옷을 차려입고 케이크를 먹었다"며 홀로 케이크를 먹는 사진을 올렸다.

오라는 후에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비난은 지속됐고 결국 유니세프가 '손절' 의사를 밝힌 것이다. 데일리메일은 "유니세프는 어떠한 부정적인 여론도 싫어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스카이뉴스의 유명 진행자 케이 벌리도 모임을 금지한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기고 5일 레스토랑에서 60세 생일파티를 열어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벌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6개월간 프로그램 진행 자격을 박탈 당했다.

앞서 지난달 초 미국 모델 켄달 제너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연 대규모 파티 사진이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심리학자인 제레나 케크마노믹 미 조지타운대 교수를 인용해 "대중과는 다른 삶을 사는 유명인들이 이 같은 방역 지침이 자신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의 특별한 힘은 대중이 정부의 방역 정책에 협력하도록 독려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엘리트의 이탈... 휴양지에서 "집에 머물라" 성명 발표한 시장


스티브 애들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장이 지난달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당시 그는 멕시코 휴양지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폭로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스티브 애들러 페이스북 캡처

스티브 애들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장이 지난달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당시 그는 멕시코 휴양지에 머물고 있던 것으로 폭로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스티브 애들러 페이스북 캡처

연예인뿐 아니라 윤 의원 사례처럼 정치 엘리트들이 부적절한 처신으로 대중의 공분을 사는 일도 잦다.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의 스티브 애들러 시장은 10명 이상 모임이 금지된 코로나19 3단계 지침이 적용 중이던 지난달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될 수 있으면 집에 머물러 달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하지만 당시 그는 멕시코 휴양지 카보 산 루카스의 한 리조트에서 휴가 중이었다. 그는 이 리조트에서 녹화한 영상에서 시민들에게 "불필요한 여행은 줄여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매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되자 그는 지난 5일 "내 여행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앞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주의 방역 수칙을 어기고 나파밸리의 고급 프랑스 식당에서 열린 로비스트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들통나 입길에 올랐다.

이처럼 방역 지침을 무시하는 엘리트들의 이탈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정부와 국민이 코로나19 종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자나 영향력 있는 인물의 지침 위반은 격렬한 공분과 함께 사회의 불평등을 두드러져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수전 미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는 "코로나19가 극빈층을 강타해 불평등을 심화한 가운데 대중을 위한 지침과 특권층을 위한 지침이 분리되는 상황은 공동 책임의 중요성을 완전히 훼손시킨다"고 밝혔다.

또 린다 볼드 에든버러대 교수는 "리더십이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려면 리더가 자신이 이끌고 싶어하는 그룹의 일원으로 보여져야 한다"면서 "지도층이 모범이 되지 않으면 대중은 신뢰를 잃고 규칙을 따르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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