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7월 보도연맹 희생자 추정 고 김부한 씨
유전자 분석 통해 확인한 첫 사례
유족 요청 따라 배우자 묘지에 합장
지난 7월 세종시 비성골에서 열린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 모습. 세종시 제공
한국전쟁 학살 피해자의 유해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신원이 확인돼 7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4일 세종시에 따르면 연기면 비성골에서 발굴한 6.25 민간인 희생자 유해 7구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유해 1구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는 민간인 희생자의 신원이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다.
신원이 확인된 민간인 희생자는 고 김부한 씨로, 시는 아들인 김영원 씨에게 유해를 이날 인계했다.
고 김부한 씨는 1950년 7월 8일 보도연맹사건으로 인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는 2018년 비성골에서 발굴된 민간인 희생자 추정 유해 7구에 대해 매년 위령제를 거행하고, 희생자의 억울함을 위로하기 위해 신원 확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 7구의 유해와 유족 2명의 유전자를 검색한 결과 고 김부한 씨의 유해와 아들 김영원 씨의 유전자가 99% 이상 일치해 부자관계가 확인됐다. 유전자 감식 결과는 상염색체의 99.99% 이상 일치해야 법적으로 친자 관계가 성립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이번 신원 확인은 오랜 시간 매립된 유골에서 유전자 추출이 어려운 점, 민간인 희생자 신원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에 동의하는 유족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2018년 발굴 이후 전동면 추모의 집에 안치돼 있던 고 김부한 씨의 유해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배우자가 매장돼 있는 전동면 공설묘지에 합장됐다.
시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6구에 대해선 행정안전부, 대전시 동구가 건설을 추진 중인 한국전쟁 전국단위 위령시설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춘희 시장은 “유전자 분석으로 70년간 매장돼 있던 민간인 희생자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며 “나머지 유해도 하루빨리 유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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