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리법인 영업이익 23% 급감
대기업 영업이익 -32%, 중소기업 -10%
"공급과잉에 따른 D램 가격 하락 영향"
지난해 국내 기업의 총 영업이익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고 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대기업 영업이익 감소폭은 3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축소되긴 했지만, 중소기업도 영업이익이 줄어든 건 마찬가지였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납부한 영리법인의 총매출액은 4,987조3,000억원으로 2018년 대비 1.9% 늘었다. 하지만 매출에서 비용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2.7%나 쪼그라든 219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국내 기업의 총 영업이익이 2.1% 줄어들며 통계가 개편된 2014년 이후 처음 감소한 뒤, 감소 폭을 10배 이상 키운 것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대기업에 집중됐다. 지난해 대기업 영업이익은 124조8,000억원으로 31.5% 줄었다. 대기업 수가 6.9% 늘어난 점을 고려한 기업당 영업이익 감소율은 35.9%에 달했다. 특히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상출기업)의 영업이익은 50.3% 줄어들어 2018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대기업 영업이익 위축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이 지난해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 상출기업의 영업이익은 제조업에서 60.2%나 감소했는데, 반도체 및 석유·화학 부진의 영향이 컸다. 김진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지난해 D램 반도체 가격이 61%나 떨어지고, 유가가 9%나 하락했다"면서 "D램 반도체의 경우 중국이 저가로 자체 생산하는 물량이 많아지면서 공급과잉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이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총 영업이익은 1년 사이 10.3% 줄어든 5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당 영업이익은 15.5% 감소했으며, 특히 소기업의 경우 56.3%나 급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건설업, 금융보험업 등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줄어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 비해성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업당 영업이익 격차는 이에 따라 2018년 916배에서 지난해 694배로 축소됐다. 중소기업이 살아났다기보다는 대기업이 더 큰 폭으로 영업이익 감소해 기업 간 격차가 완화된 것이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64.1%에서 56.8%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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