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부 벵갈루루 인근의 아이폰 생산 공장에서 폭동이 일어나 공장 내 생산설비가 파손되고 휴대폰 수천 대가 도난당했다. 극도의 저임금과 상습적 임금 체불 등 노동조건 약화가 원인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에 따르면 이날 오후 중부 나라사푸라에 위치한 대만 기업 위스트론의 애플 아이폰 생산 공장에서 야간근무를 마친 노동자 2,000여명이 공장으로 진입, 생산 장비를 파손하고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고위 임원의 사무실에 진입해 집기를 부쉈으며, 이 과정에서 아이폰 수천 대가 사라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TOI는 이번 폭동으로 43억7,000만루피(647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노동자들이 분노한 이유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임금 체불이다. 신문은 해당 공장 노동자들이 최근 수 개월 동안 임금을 절반 남짓만 받았다고 보도했다. 위스트론은 당초 대졸 엔지니어 직군 노동자에게 월 2만1,000루피(31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 급여는 1만6,000루피에 그쳤고 그마저도 최근에는 1만2,000루피로 줄었다. 엔지니어가 아닌 일반 대졸 노동자는 이보다 더 적은 8,000루피를 수령했으며 심지어 일부 노동자에게는 한 달에 500루피(약 7,400원)밖에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난은 공장이 위치한 카르나타카주(州) 정부로 향하고 있다. 주정부가 위스트론에 특혜를 제공했고, 임금 체불 사실을 알면서도 개입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체는 당초 주정부에 290억루피(4,293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건설하고 1만명 이상 고용을 약속한 뒤 17만㎡에 달하는 토지를 불하받았다. 하지만 대규모 고용은 허상이었다. 위스트론이 직접 고용한 노동자는 1,20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8,900명은 자회사 6곳에 나눠 하청을 줬다. 주 당국은 “노사의 의사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애써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 다만 “회사가 노동자의 임금을 체불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위스트론에 사흘 안에 체불 임금을 지불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