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이번 주 내내 부분파업…생산차질 4만대 추산
한국GM, 두 번째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부결 걱정
르노삼성차, 3개월 째 교섭 진행 못해…연내 타결 사실상 불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임박한 상황에서도 국내 완성차 업계의 노사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현재 노사가 대치 중인 주요 3사의 임금단체협상은 접점 찾기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해를 넘길 조짐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이달 18일까지 이번 주 근무일 내내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이날부터 17일까지는 전반조ㆍ후반조 각각 4시간씩 단축근무를 하고, 18일에는 하루 6시간 부분파업에 나선다.
이번 파업은 지난 7일 이틀에 걸쳐 ‘마라톤 협상’으로 진행된 15차 임단협 본교섭이 결렬된 것에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지난 9~11일 근무조별로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지난 11일엔 쟁의대책위원회를 재차 열고 5일간 파업을 이어갔다. 지난달 25~27일, 이달 1, 2, 4일 전반조와 후반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한 것을 포함하면 벌써 네 번째 파업이다.
계속된 파업에 피해는 눈덩이다. 앞선 노조 파업으로 인한 누적 생산손실만 3만2,000여대에 달한다. 여기에 이번 부분파업으로 8,000대 이상의 추가적인 생산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네 번의 파업으로 총 4만대 규모의 생산차질이 생기면서, 기아차의 연말 특수는 이미 물 건너갔다.
기아차 노사는 ‘잔업 30분 근무시간 연장제’를 두고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 측은 현대차 노조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잔업 30분을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잔업 30분을 도입하는 대신 ‘퇴직자 차량 구입비 지원’을 축소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잔업 30분 도입과 퇴직자 차량 구입 지원이 별개 사안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잔업 30분 도입을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추가적인 마찰도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한국GM 노사의 경우엔 이번 주가 분수령이다. 지난 10일 마련한 두 번째 잠정합의안에 대한 노조 찬반 투표를 이번 주 중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첫 번째 잠정안을 마련했지만, 지난 1일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잠정안이 찬성률 45.1%로 부결된 바 있어 노사 양측 모두 안심하긴 이르다.
이번 잠정안엔 한국GM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을 취하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임직원의 차량 구매 시 할인율을 높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조합원 1인당 성과급 및 격려금 총 400만원을 비롯해 기존 잠정안 내용 대부분이 유지됐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연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 못하고, 임단협이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지난 9월 ‘제6차 본교섭’을 마지막으로 3개월 째 임단협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종규 노조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업계에서는 노조의 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달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합법적으로 쟁의권을 확보해놓은 만큼, 언제든지 파업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수출물량 급감에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8년 만에 '적자전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미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공장이 ‘셧다운(폐쇄)’됐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모든 공장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제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인식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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