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산양삼을 산삼이라 성분 속여?
말기암 환자에게 수천만원씩 챙겨
게티이미지뱅크
"자체 개발한 산삼 성분 약침으로 말기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속여 환자들에게 억대의 시술비를 받아 챙긴 한의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 한의사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산삼 성분은 약효가 검증되지 않았고, 더 나아가 자체 개발 약침에는 이 성분이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석 부장판사는 최근 사기·의료법 위반 및 교사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54)씨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서울 강남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A씨는 2012, 2013년 말기 암환자 5명에게 자체 개발한 약침을 정맥에 주사하면 항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진료비로 1억1,5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우리 한의원에서 개발한 약침은 산삼 엑기스에서 추출한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포함돼 있어 암세포 자연 사멸을 유도한다”는 광고 내용과 함께, 과장된 호전 사례들을 한의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마지막 희망을 찾아 이 병원을 찾은 말기 간·폐·대장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은 매달 약 800만원이 드는 약침 치료에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을 썼다.
하지만 이 약침은 산삼이 아닌 저가의 산양삼(산에서 자연 상태로 재배한 삼)을 원료로 만들어져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들어가 있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진세노사이드 성분은 경구복용이 아닌 정맥주사를 하는 경우에는 임상 실험 결과가 부족해, 아직 항암 효과도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또 의사만 시술할 수 있는 약침을 간호사에게 투여하라고 지시한 혐의(의료법 위반 교사), 약침 효능을 허위·과장해 홍보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거액의 시술비를 부담한 피해자들은 실제 약침에 포함된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극미량인 0.0001%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며 “(A씨가) 말기암 등 절박한 환자에게 진세노사이드 성분 함유와 효능 등을 확정적으로 운운한 것은 허위의 사실로 상대를 착오하게 만든 행위에 해당한다”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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