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전 입원한 병실서 확진자 나와
보건소, 전화 2회·문자 1회 검사 통보
숨진 남성, 사흘간 검사 안받고 출근
경북 포항에서 사망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 남성은 자신이 입원했던 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왔는데도 즉시 검사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이 남성에게 전화로 두 번, 문자 메시지로 한 차례 검사를 통보했다.
13일 포항시와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0분쯤 북구 동빈동 한 사무실에서 피를 토하고 숨진 60대 남성이 사후 진행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남성의 휴대폰을 열었다가 '코로나19 환자와 동선이 겹치니 검사를 받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확인했다. 이어 방역당국에 숨진 남성의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고, 이날 자정쯤 확진 사실을 통보 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남성은 지난달 30일 교통사고로 포항지역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2일 퇴원했다. 그는 지난 9일 같은 병실에 있던 요양보호사 1명이 확진돼 방역당국으로부터 '검사를 받으라'는 휴대폰 메시지를 받았지만 따르지 않았다.
확진된 요양보호사는 자신이 돌보던 환자가 지난 4일 퇴원하자 일을 그만뒀고, 다른 병원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숨진 남성이 입원한 병원은 하루 외래환자가 200여명, 입원환자도 30명이 넘는다.
포항시는 숨진 남성이 입원한 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나와 즉시 검사를 실시해야 했지만 휴대폰 메시지 등으로 통보만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사망 전까지 사흘 간 검사를 받지 않았고, 사무실에 나와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 관계자는 "보건소 직원이 연락해 '검사를 받으라'고 독려했지만 숨진 남성이 바쁘다고 계속 미뤘다"며 "같은 병실 간병인이 확진된 후 곧바로 직원과 환자, 보호자 등 129명의 검체 검사를 했고, 그 결과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확진자가 나온 만큼 밀접 접촉자 파악과 함께 병원 내 검사를 다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망 현장에서 시신의 신원과 사인을 조사한 포항북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은 관할 파출소 2곳에 격리 조치됐다. 숨진 남성이 피를 토한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9로 신고한 건물 관리인도 자가격리 됐다. 119신고를 받은 구급대원은 방호복을 입고 출동해 격리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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