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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흑백 연설이 '탁현민 지침' 때문에?  KBS "청와대와 협의해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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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흑백 연설이 '탁현민 지침' 때문에?  KBS "청와대와 협의해 결정"

입력
2020.12.1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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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50' 연설을 하고 있다. TV를 통해 생중계된 영상도 경각심 환기 차원에서 흑백으로 송출됐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50' 연설을 하고 있다. TV를 통해 생중계된 영상도 경각심 환기 차원에서 흑백으로 송출됐다. 뉴시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2050 탄소 중립비전 선언' 생중계 연출 지침을 내렸다는 주장에 대해 KBS가 반박하고 나섰다.

KBS 3개 노조 중 하나로 보수 성향인 KBS공영노동조합은 11일 '청와대 의전비서관 왕피디 시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번 탄소 중립 선언은 청와대 기획, 청와대 연출, KBS 제작대행, KBS 송출의 역할 분담에 따라 제작됐다"며 "KBS 역할은 외주제작사만도 못한, 인력공급 대행 및 송출업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전날 KBS 등 6개 방송사는 문 대통령의 '더 늦기 전에 2050' 생중계 연설을 흑백 화면으로 내보냈다. 오후 7시 35분부터 15분간 송출된 이 영상에는 "탄소 저감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해 흑백으로 제작됐다"는 자막이 붙었다.

이를 두고 KBS공영노조가 청와대의 언론 통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행사 당일 제작진에게 전달됐다는 '오늘 BH(청와대) 중계 제작 관련 흑백으로 제작됨을 감안 바랍니다. 탁현민 의전비서관 요청사항이며, 행사 2시간 전까지 엠바고'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근거로 내세웠다. KBS공영노조는 "탄소중립선언 쇼를 중계하라고 지시하는 것으로는 양에 차지 않는지, 제작의 구체적 방법까지 지시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BS는 "사실 관계에 부합하지 않은 악의적 의혹 제기"라고 부인했다. KBS는 이날 오후 공식입장을 내고 "중계 제작진이 청와대 측 담당자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방송 시간과 카메라 위치, 영상 연출, 화면 구성 방법 등 주요 사안을 결정했다"며 "탄소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는 차원에서 일부 영상이 흑백으로 처리된 것도 이와 같은 협의 과정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통령 주요 행사의 경우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국내 방송사들이 송출 순번에 따라 '키(KEY)사'를 정하는데, 이번에는 KBS가 키사를 맡아 중계했다.

'흑백 화면에 컬러 자막·로고 삽입 불허' 등 청와대 측의 하달 사항이 있었다는 의혹에도 KBS는 "흑백 영상 좌상단에 로고를 자체 제작해 컬러로 내보내고, 우하단 수화 영상도 컬러로 방송했다"고 반박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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