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싱어' 스타의 노래를 호텔 창가에서...비대면 공연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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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싱어' 스타의 노래를 호텔 창가에서...비대면 공연의 진화

입력
2020.12.12 09:00
수정
2020.12.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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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호텔 활용한 '언택트 콘서트' 큰 호응
아티스트는 야외 무대 공연, 관중은 객실에서 관람
공연 감소한 아티스트, 투숙객 줄어든 호텔도 환영


1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BMW코리아 비대면 콘서트'에서 크로스오버 4중창 팀 '포레스텔라'가 공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 객실 창문 중 하나에 '길병민'이라는 커다란 글자가 적혔다. 크로스오버 4중창 그룹 '레떼아모르'의 일원인 성악가 길병민을 응원하는 메시지다. 이날 객실에서 내려다보이는 야외 공연장에서 레떼아모르가 공연을 펼치는 동안 객실의 손님들은 야광봉을 흔들며 응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관객을 만나려는 공연계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공연을 볼 수 있는 이벤트가 눈길을 끌었다. BMW코리아가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함께, 더 멀리' 주제로 개최한 'BMW 코리아, 언택트 콘서트'다


유튜브 생중계로도 수천명이 지켜본 공연

11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BMW코리아 비대면 콘서트'를 보는 관객들이 호텔 객실 안에서 야광봉을 흔들며 '포레스텔라'의 무대를 응원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BMW코리아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BMW멤버십에 가입한 고객 중 신청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하루에 200팀씩 총 400팀을 초청했다. 뽑힌 고객들은 야외 특별 무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창가 쪽 햐얏트 호텔 객실에 묵게 했다.

고객들은 방 안 텔레비전을 통한 야외 무대에서 진행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 생중계를 보는 동시에 창밖으로는 실제 공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어른, 어린이 할 것 없이 공연을 보는 고객 중 일부는 빠른 음악에 맞춰 창가에서 신나게 춤을 추기도 했다. 물론 각자 방에서 했기 때문에 충분한 거리 두기는 이미 이뤄졌다.

출연진으로는 JTBC '팬텀싱어' 시리즈에 출연한 남성 4중창 그룹들이 등장했다. 10일에는 레떼아모르를 비롯해 '포르테 디 콰트로' '라비던스' 등 3팀이 공연했고, 11일에는 '포레스텔라'와 '미라클라스' '라포엠' 등이 공연을 펼쳤다.

해당 공연은 BMW코리아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11일에는 6,000명 이상의 비대면 관객이 유튜브를 통해 공연을 지켜봤다. 저작권 문제로 '다시보기'를 위한 영상은 남아있지 않지만,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서도 현장 사진과 영상 일부가 빠르게 퍼져 나갔다.



'대면 같은 비대면' 공연들


4월 인천 연수구립관악단이 무관중 발코니 음악회를 진행하는 모습. 지방자치단체 산하 문화재단들은 올 초부터 '베란다 콘서트' 형태의 공연을 여럿 진행했다. 인천=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열린 비대면 공연은 보통 관객을 볼 수 없고 카메라 앞에서 공연하면서 인터넷 영상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 소통해 왔다. 실제 연말을 맞아 기획된 공연 중 상당수가 12월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미뤄지거나 온라인 공연으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공연자 입장에서는 온라인 공연 방식이 코로나19 확산 이전과 비교해 관객의 반응을 알기 힘들고 소통에도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공연자와 관객이 거리를 유지하되, 여전히 서로를 볼 수 있는 '현장 비대면' 공연도 계속 시도되고 있다.

코로나19가 처음 터졌을 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전면 이동 봉쇄 조치를 했던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는 시민들의 고립감을 막기 위한 '발코니 소통'이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착안한 일부 음악가들은 자택 발코니에서 무료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 문화재단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유럽 사례에 착안해 비슷한 행사를 정기적으로 주최하고 있다. 음악가들이 요청에 따라 지역의 아파트 단지를 찾아가는 '베란다 콘서트'다. 이외에도 자동차 안에서 영화를 보는 '드라이브 인' 방식을 공연에 적용하는 '드라이브인 콘서트'도 등장했다.


"호캉스에 창밖 공연 관람까지"


1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비대면 콘서트' 진행을 앞두고 호텔 창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공연장의 모습. BMW코리아 페이스북 캡처

이번에 BMW코리아가 진행한 비대면 콘서트는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방문객이 크게 감소한 호텔을 활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평소 겨울엔 아이스링크로 활용되는 공간에 비대면 공연장을 만들었다. 초대받은 관객은 각자 호텔 객실에서 감염에 대한 걱정을 줄이면서도 아티스트를 가까이 보면서 공연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한 관객은 공연에 앞서 "BMW 초청으로 '호캉스(호텔+바캉스)'를 가게 됐다"면서 "저녁식사에 콘서트, 조식까지 방에서 준다"고 밝혔다. 초청을 받은 투숙객이자 관객들은 노쇼(알리지 않은 불참) 방지용인 10만원을 내고 참석했으며 이 비용은 BMW미래재단에 기증돼 사회공헌의 재원으로 쓰인다.

물론 불참은 단 한 팀도 없었다. 주양예 BMW코리아 마케팅 총괄 상무는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BMW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는데 5분 만에 마감됐다"며 "코로나19로 집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늘다 보니 문화 콘텐츠와 야외 활동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400팀 대부분은 가족 단위로 참가했다고 한다.

주 상무는 이어 "연말 공연이 많이 취소돼 공연 기회를 얻지 못한 아티스트들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생중계를 결합한 행사에 크게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호텔 입장에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숙객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 고객 확보가 가능해 졌으니 반가운 일이다.

철저한 '거리두기' 공연이라곤 해도, 많은 사람이 찾는 행사다 보니 방역 걱정이 안 들 수 없다. 호텔과 협조해 체크인 뒤 곧바로 거리 두기를 하면서 객실로 이동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한다.

주 상무는 "아티스트나 관객 모두 서로를 더 가까이서 만나고 싶어 했지만 거리두기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라며 "무대에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참가 고객들에게 양해를 구했고 모두 잘 따라 주셨다"고 덧붙였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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