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국민의힘, 여당 독주 반발한다며 극우 손잡아서야

입력
2020.12.12 04:30
23면
0 0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데 대해 야권의 반발이 거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보수 사회단체 대표 등과 연석회의를 열고 ‘폭정 종식 민주 쟁취 비상시국연대’를 출범시켰다. 11일에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전원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서겠다고 선언해 한동안 필리버스터 정국이 이어질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의 힘만 믿고 쟁점 법안들을 단독 처리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야당이 여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기는커녕 되레 우왕좌왕하며 무기력한 모습만 보였다는 지적은 국민의힘이 새겨들어야 할 소리다. 국회 선진화법과 거대 여당이란 현실적 제약으로 여당의 입법 강행을 제지할 수단이 마땅찮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여당에 등 돌리는 중도층 민심에 확실한 대안 세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대상 법안을 여러 차례 바꾸며 혼선을 빚었고 '공정 경제 3법' 처리를 두고선 지도부 내부 입장도 엇갈렸다. 원내 전략과 정책 방향이 분명치 않다 보니 국정 발목 잡기라는 여권의 프레임이 먹혀들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의해야 하는 것은 아무리 여당의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과거로 회귀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주 원내대표가 비상시국연대를 통해 이른바 ‘태극기 부대’와 손을 잡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그간 이뤄진 당의 쇄신 노력을 깎아 먹는 자충수가 될 게 뻔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하려던 계획이 당내 반발에 부딪혀 보류된 것도 ‘도로 새누리당’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그간 여권에 실망한 민심이 국민의힘 지지로 이어지지 못했던 이유를 깊이 돌아봐야 한다. 과거와 단절하고 합리적 대안 세력으로 평가받는 것이야말로 여당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