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가 기업공개(IPO)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 고지를 돌파하고 주가 역시 공모가 대비 2배 이상 폭등하며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회사 기업가치 상승을 예측한 신규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대거 유입된 것인데, 일각에서는 주가가 거품이란 지적도 나온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된 첫날인 이날 주당 146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144.71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68달러에서 112.8%나 뛰어오른 셈이다. 주가는 한때 163.8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초가인 146달러를 기준으로 에어비앤비의 시총이 1,016억달러(한화 약 110조6,000억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경쟁사인 부킹닷컴(시총 860억달러), 익스피디아(180억달러) 시총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는 글로벌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시총 420억달러)나 힐튼(290억달러)과 비교해도 눈에 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행 수요 감소로 에어비앤비 실적이 추락하면서 공모 금액도 180억달러(약 19조9,000억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 3분기 이 회사의 매출은 13억4,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19%나 줄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는 긴급 자금 조달, 부대사업 폐쇄 등 자구책을 시행했고, 직원도 4분의 1인 7,600명을 해고했다. 또 여행 수요 대신 재택근무, 홈스테이 수요를 끌어들이면서 상황 개선에 나섰다.
풍부한 시장 유동성도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IPO를 통해 총 1,400억달러의 자금이 몰렸는데, 이는 이 업체가 자료를 취합한 1995년 이래 최대 규모다. WSJ는 1999년 ‘닷컴 열풍’ 당시의 IPO 기록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미국 1위 배달앱 도어대시도 상장 첫날 주가가 86%나 급등해 시총이 600억 달러(약 65조 원)를 넘어섰다. 그러나 이와 함께 '버블(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NYT는 "투자자들이 위험한 도박을 하면서 수익성이 없는 스타트업의 가치가 현실과 동떨어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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