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필리버스터 '올인' 국민의힘..."해보라"고 판 깔아준 與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필리버스터 '올인' 국민의힘..."해보라"고 판 깔아준 與

입력
2020.12.10 21:20
수정
2020.12.10 21:38
4면
0 0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여당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내용으로 하는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처리에 맞서 국민의힘이 10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다. 전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저지를 위해 '3시간 나홀로' 필리버스터에 나섰다가 큰 반향을 불러오지 못한 국민의힘은 이날 "소속 의원 103명 전원이 필리버스터에 나선다는 각오"라며 결기를 다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공수처법과 부속법안들이 처리된 직후 상정된 국정원법 개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정보위 의원들 중심으로 주자를 꾸렸고, 첫 스타트는 재선의 이철규 의원이 끊었다. 경찰 출신인 이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14분부터 발언대에 올라 "국정원법 개정안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정원이 간첩잡는 수사를 하지 않으면 누가 득을 보겠냐"라며 "대한민국을 호시탐탐 적화시키고자 하는 북한 정권에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언급했다. 이 의원이 발언대에 서자, 민주당 의원 대부분은 등을 돌려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국민의힘 의원들 일부만 남아 이날 밤 늦게까지 토론을 이어 간, 이 의원을 응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대변인은 "11일도 하루종일 필리버스터를 이어나간다는 게 현재까지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필리버스터 때 본회의장을 지킬 의원들의 순번도 짰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최우선 입법과제였던 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전망과 달리 국민의힘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만에 종료시킬 수 있는 방법을 쓰지 않기로 했다. 홍정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필리버스터 법안에 대해 충분한 의사표시를 보장해달라는 야당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이번 임시회 종료 전인 다음달 8일까지 최장 한 달간 필리버스터를 할 수 있게 됐다. 원하는 법안을 마음만 먹으면 처리가 가능한 174석의 민주당 입장에서 굳이 야당이 제기하는 '입법독주' 프레임에 판을 깔아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의 '입법독주' 상황을 서둘러 마무리 하고, 연말 정국에서 장외투쟁 등으로 전선을 넓히려고 했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되레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부·여당의 독주를 국회에서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시일이 너무 길어지면 효과가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전략을 고민해 봐야 하는 상황"라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