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부작용 보고에도, 캐나다서 추가 승인
반면 미국서 제동 걸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강점 명확" 기대도 여전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대규모 접종이 시작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일부 부작용 보고에도 추가 사용 승인을 속속 받고 있다. 영국 등은 보고된 알레르기 반응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반면 화이자보다 빨리 최종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나 미국에서 여러 차례 제동이 걸렸던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은 첫 승인까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한국은 이 백신을 유일하게 선(先)구매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식품의약국(FDA)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바레인,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백신 사용을 승인하고 "백신 수입과 사용에 필요한 절차를 곧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전날 화이자 백신을 승인한 캐나다 보건부도 "승인 검토 절차를 엄격하게 진행했고 강력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 중이란 점에서 안심해도 된다"며 "만일 출시 후 안전 우려가 발생하면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10일 식품의약국(FDA)에서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 승인 검토를 시작해 이르면 이날 또는 11일쯤 승인될 전망이다. 승인되면 연방정부는 24시간 내 백신수송을 허가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역시 미 FDA 승인 여부를 참고해 오는 27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영국·미국에서 화이자 백신의 부작용이 연이어 보고됐지만 각국 정부와 보건 전문가들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영국의 백신 접종자 2명이 하루 만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와 관련, 스티븐 에번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는 영국 BBC방송에서 "'안전'의 뜻이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라면, 안전한 백신과 약은 없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다만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과거 백신, 의약품,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사람에게 화이자 백신 접종을 하지 않도록 하는 등 새 지침을 보완책으로 내놨다. 미국 내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일시적인 안면마비 증상 역시 백신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게 영국·미국 당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와 달리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 백신은 미국에서 내년 1월에야 긴급사용 신청이 가능할 것이란 소식만 들린다. 미국에서 유독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개발 총괄 담당자인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 애드리언 힐 소장은 9일 미국 NBC뉴스에서 "미 FDA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이 끝나기를 기다린다면 내년 중반까지 미국에서 백신을 구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대규모로 쉽게 배포할 수 있는 이 백신의 효과를 누리기엔 너무 늦은 시기"라고 에둘러 FDA를 비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연구개발(R&D) 총괄 부사장인 메네 판갈로스도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중 최초로 자사가 동료평가(peer-review) 결과를 발표한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언론에서 투명성과 자료 공유 필요성에 대한 많은 요구가 있는데, 동료평가야말로 대중에게 모든 자료를 공개해 정밀 조사를 받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현재 영국과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는 최종 시험을 마무리하고 일부는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동료평가를 게재한 의학전문지 랜싯 편집장인 리처드 호튼 박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현존하는 어떤 백신보다도 더 효과적"이라고 인정했다. 일부 추가 검증 필요성은 있으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고 보관이 용이하고 값도 싸 세계 곳곳에 공급하는 데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