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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의회 예산삭감 발목잡기?... 통합청사 좌초 위기

입력
2020.12.10 16:33
수정
2020.12.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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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관 증축 설계비·문수청사 매입비 깎아
주민들 "시 발전보다 정치적 목적" 반발

전남 여수시청 전경

전남 여수시청 전경


전남 여수시가 민선7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인 통합청사 조성을 위한 별관 증축 관련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여수시는 8곳에 흩어진 청사를 한데 모아 민원인의 불편 해소와 행정 효율성을 위해 별관 건립에 나섰으나 의회가 반대하면서 좌초 위기에 몰렸다.

10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최근 열린 정례회에서 본청사 별관 증축을 위한 설계 예산 14억9,000여만원을 전부 깎았다. 통합청사 조성에 따른 균형발전 차원에서 2·3청사가 있는 여서·문수지구 활성화 사업으로 추진한 시청자미디어센터 건립을 위한 문수청사 매입 예산 35억원도 모두 삭감했다.

시의회는 예산 삭감 이유로 별관 증축 관련 공유재산관리계획이 보류됐기 때문이라고 표면에 내세웠지만, 지역정가에서는 시의원을 포함한 여문지구 일부 정치권의 권오봉 시장 견제 등 정치적 이해관계 차원이라는 여론이 높다.

여수시 본청사는 1998년 여수시·여천시·여천군 등 3여(麗)통합으로 여수시가 되면서 학동에 있는 1청사에 자리 잡았다. 행정구역은 통합됐지만 청사는 여서동에 있는 2청사와 문수동 3청사로 분산되는 등 8곳에 흩어져 있다.

청사가 분산되면서 1개 청사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복합민원이 연간 3만3,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처리에 불만이 커지자 여수시는 시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3차례 설문조사를 했고 그 결과 대다수는 통합청사 조성에 찬성했다. 올해 4월에 실시한 여수시민 의견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7%가 찬성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본청 뒤편 주차장 부지에 392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3,200㎡ 규모의 별관을 증축하기로 하고 지난 9월 15일 시의회에 공유재산 관리계획 의결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10월 예산 낭비를 이유로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안을 보류한 데 이어 이번에는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2·3청사가 있는 여문지구 일부 정치권은 2청사 복원 주장을 펼치며 통합청사를 반대하고 있다.

주민 박모(57)씨는 "여수시의회가 시의 미래 발전보다 정치적 판단으로 시민의 의사를 무시했다"며 "시의회가 정치적 목적에 따라 시정 발목잡기 정쟁으로 시급한 숙원사업을 외면하고 말았다"고 성토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과 행정력 저하, 문수청사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하면 별관 증축이 시급하다"며 "수차례 시민과 공무원 의견 조사에서도 별관 증축에 대다수가 찬성한 만큼 의회를 상대로 청사 통합의 필요성을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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