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곳곳에서, 가족ㆍ지인 간 다양한 모임으로부터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다. 확산세를 꺾지 않으면 의료체계 붕괴와 사회적인 희생이 불가피한 절박한 상황이다.”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발생한 이후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며 우려를 쏟아냈다. 이유는 다름 아닌, '방역당국의 통제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기 때문.
이날 서울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총 251명. 그 중에서 9인 이하 소규모 집단감염을 뜻하는 ‘확진자 접촉’ 감염자가 136명,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해 조사 중인 사례가 64명으로 전체의 79.7%에 달한다. 전체 확진자에서 소규모 집단감염과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서울에서 200명대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3일(72.5%) 이후 줄곧 높아져 8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신천지 등 10인 이상 집단감염은 감염원이 확실해 관리가 수월하지만 소규모 집단감염은 일상에서 빠르게 전파되기 때문에 특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감염경로 미확인 환자 수마저 늘고 있어 방역망 밖 지역사회 전파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가늠조차 힘든 상황.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방역조치가 신규 확진자 확산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역당국의 ‘감염 통제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서울에서 벌써 8일째 200명이 훌쩍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병상 부족과 의료체계 유지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기준 서울의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율은 83%다. 입원 가능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단 3개.
전문가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번지는 3차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올해 초 신종 코로나가 크게 확산했던 대구의 방역을 총괄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온 국민이 함께 지켜온 K-방역이 위기 앞에 서 있다’는 글을 올려 “이대로 가면 하루에 1,000~2,00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2.5단계에 머물러있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로는 현재의 확산세를 막을 수 없다”며 “3단계로 강화해 전국적 확산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녁 9시 이후 영업중단만으로는 상황은 통제되지 않고 고통만 커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4일 서울시는 대중교통 운행 감축, 마트ㆍ백화점 등 14종 일반관리시설의 오후 9시 이후 영업 금지를 골자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 비상방안’을 내놨다.
김 교수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등 특단의 조치 없이 지금처럼 찔끔찔끔 대책을 내놔선 확진자 수를 줄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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