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계 미국인 변호사인 캐서린 타이(45)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로 내정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이 내정자는 2017년부터 하원 세입 위원회에서 민주당 수석 고문을 맡고 있다.
타이 내정자가 의회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USTR를 이끄는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된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인도계 여성인 니라 탠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 이어 두 번째로 내각에 발탁된 아시아계 여성 관료다.
WP는 “이번 인선은 의회 내 아시아 태평양 코커스 의원들과 몇몇 지지그룹들이 이번주 바이든 인수위원회를 만나 바이든 행정부 고위직에 아시아계 미국인의 대표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9일 민주당 하원의원 10명은 “적대국과 우호국 양쪽 모두와 협상을 할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타이 내정자를 USTR 대표로 추천하는 서한을 바이든 인수위에 보냈다.
예일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중국 광저우 중산대학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던 타이 내정자는 중국어에 능통할 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난 무역 전문 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2007년부터 2014년 의회로 옮기기 직전까지 7년간 USTR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공공시민세계무역감시(Public Citizen’s Global Trade Watch)의 로리 왈라치 대표는 타이 내정자에 대해 “중국과의 무역에 관해서는 백과사전 못지않은 지식과 최고 수준의 협상 기술을 지녔다”고 평했고, 얼 블루머나워(오리건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식이 풍부하고 인내심이 있으며 창의적”이라고 말했다.
타이 내정자는 하원 세입 위원회에서 일하던 지난해 12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개정하는 협상에도 관여했다. 당시 더 강화된 노동, 환경 조항을 넣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 노동계와 재계 모두로부터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무역 차르(러시아어로 황제)로 불리는 이 자리는 바이든 당선인이 핵심 동맹과의 관계를 재건하고 미국 내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처벌하는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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