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이스라엘 바이즈만 연구소 연구 결과 실어
"인공물질 증가가 인간 건강 및 탄소 증가에 영향 줘"
현재 인류가 만들어 낸 플라스틱, 금속 등 인공 물질의 무게가 지구상 모든 생물 자원의 질량을 합친 것보다 무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있는 바이즈만과학 연구소 연구진이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을 인용해 "2020년 콘크리트, 금속, 플라스틱, 벽돌, 아스팔트 등 인공 물질의 질량이 지구상의 전체 생물 자원의 질량을 초과한다"며 "플라스틱만 해도 식물을 제외한 모든 육지 동물·해양 생물의 질량보다도 크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1900년부터 현재까지 지구 생물 총량과 인간이 만든 인공 물질의 질량의 변화를 조사했다. 물과 폐기물은 제외됐다. 지구상 전체 생물자원의 경우 식물과 관목이 대부분이었고, 인공 물질은 주로 콘크리트, 골재, 벽돌, 아스팔트 등 건물 기반 시설 형태의 물질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공 물질의 질량 증가 속도는 심상치 않게 빨라졌다. 20세기 초에 인간이 생산한 물체의 질량이 전 세계 생물자원의 3%에 불과했지만, 이는 2020년 1.1테라톤에 달하며 전 세계 생물자원의 질량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테라톤은 1.024기가톤으로, 1기가톤은 10억톤에 해당한다.
질량이 매년 3,000억톤 이상 늘어났고 20년마다 두 배씩 증가한 것이다. 만약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40년까지 인공 물질의 질량은 3테라톤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간은 식물 늘리려 하지만 정작 파괴 행위로 오히려 줄어"
인공 물질의 증가는 식물은 물론 인간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는 게 논문의 주장이다. 우선 식물 자원의 바이오매스에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제1차 농업혁명 이후 인류는 식물의 총 질량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주장했다.
농지 경작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삼림 벌채, 기타 토지 이용 등으로 식물 질량이 줄어든 것이다. 인간이 직접 식물을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손으로 오히려 식물이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한 셈이다.
또 "이런 추세는 탄소를 증가시켰고 따라서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쳤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특히나 1950년대 벽돌에서 콘크리트로의 전환과 1960년대 포장용 아스팔트의 영향이 컸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인공 물질의 질량은 주요 경제위기 같은 세계적인 사건들과도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가령 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매년 인공 물질의 질량은 5% 이상씩 증가했다. 반면 대공황과 1979년 석유파동 때는 오히려 인공 물질의 무게가 감소했다고 한다.
나아가 연구팀은 "모든 사람들이 매주 자신의 몸무게보다 더 많은 인공 물질을 만들어내는 데 책임이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세라는 새로운 개념의 등장을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인류세는 인간 활동이 지구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시기라는 뜻으로 노벨화학상 수상자 파울 크뤼천이 제안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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