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타 레이싱 정의철, 4년 만에 챔피언 등극!
-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 상대로 대역전 드라마!
언제나 스포츠의 한 시즌을 마무리 하는 최종전은 지켜 보는 이를 두근거리게 만든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2020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최종전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긴장감’ 그리고 ‘짜릿한 결과’로 그 어떤 스포츠 리그의 마지막 경기보다도 인상적이고 또 특별했다. 실제 최종전에서 볼 수 있듯 올 시즌 코로나 19(COVID 19)의 위험 속에서 무관중으로 펼쳐지는 등 대회 주변의 아쉬움은 많았지만 트랙 위의 열기는 그 어떤 시즌보다 뜨거웠다.
특히 그 동안 한국타이어, 또 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의 기세에 4년 만에 2016년 시즌 챔피언, 정의철이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탈환하고 팀 포인트 챔피언까지도 거머쥔 금호타이어 진영과 엑스타 레이싱의 대반전은 모든 이들의 박수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짜릿하고 긴장감으로 가득했던 최종전이 모두 끝나고 난 후, 2020년 시즌 챔피언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2020 시즌 챔피언에 오른 소감이 궁금하다.
정의철(이하 정): 챔피언이 되었다는 점은 선수, 혹은 팀의 그 누구라도 기쁘고 즐거울 일이다. 게다가 올 시즌을 지켜본 분들이라면 모두 아시겠지만 정말 치열했던 2020 시즌이었던 만큼 드라이버와 팀 부분의 더블 챔피언을 이뤄냈다는 점이 더욱 큰 기쁨이 되는 것 같다.
게다가 최근 몇 시즌의 흐름도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2016년 시즌 챔피언 이후 지난 시즌까지 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와 한국타이어 진영이 강세가 있었는데 이러한 판도를 뒤집고, 금호타이어와 팀에게 드라이버 챔피언, 그리고 팀 챔피언을 선물하고 또 함께 이뤄냈다는 점이 너무나 특별하게 느껴진다.
한편으로는 2016년 우승 이후 주변에서 ‘정의철에게 우승 후 슬럼프가 왔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단 번에 깼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솔직히 돌이켜 보면 슬럼프라는 소리를 들었던 지난 3년 동안, 금호타이어 진영에서 가장 좋은 성적과 기록 등을 기록했었다.
게다가 포디엄 피니시의 비중도 무척 높아 매 시즌 포인트 경쟁에서도 상위권에 꾸준히 자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럼프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마음 한 켠으로 무거웠던 부분 그리고 또 속상했던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우승으로 주변의 그런 이야기를 모두 지워낼 수 있을 것 같다
여담이지만 수 많은 이들의 댓글과 여러 하마평 및 루머 등을 듣게 되는 연예인들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Q 최종전, 김재현에 이은 두 번째 그리드에서 경기를 시작했는데 우승의 욕심이 있었을까?
정: 당연하다. 자력 우승을 위해, 혹은 팀의 우승을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최종전을 우승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저 볼가스 모터스포츠의 김재현 선수가 잘 달렸고 또 무리하게 추월을 했다간 팀에게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기 때문에 2위로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다.
결승 경기 스타트 상황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김재현 선수에 비해 스타트가 빨랐기 때문에 선두를 노렸다. 다만 김재현 선수가 빠르게 속도를 회복했을 뿐 아니라 1번 코너 진입 이후 서로 작은 접촉도 있었다. 이에 따라 무리하게 추월하기 보다는 기회를 노리자는 생각으로 2위의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그러던 중 적기가 발령되었고, 또 세이프티카 상황 등이 이어지며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었다.
레이스가 재개된 상황에서 김재현 선수의 타이어가 성능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 번 추월을 시도 했으나 김재현 선수가 잘 막아냈고, 이후로도 몇 차례 빈 틈을 노리면서 마지막까지 우승의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재개 직후 잠시 주춤했던 김재현 선수가 곧바로 페이스를 회복하며 빠른 주행을 펼쳤고 또 그와 함께 서로 타이어의 성능도 많이 저하된 상황이었던 만큼 무리하게 추월하다간 김재현 선수와 나, 그리고 엑스타 레이싱 모두가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지막 랩 마지막 코너를 앞두게 되었고, 코너 진입 직전 황진우 선수(준피티드 레이싱)가 최명길 선수(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에게 추월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보고 순위를 지키며 마무리해도 된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Q 시즌 초 세 경기를 모두 내준 이후 금호타이어 진영과 엑스타 레이싱의 경기력이 살아난 모습이었는데 선수로 느낀 점이 있었을까?
정: 사실 올 시즌 초반에도 엑스타 레이싱과 금호타이어 진영의 선수들이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확실히 4라운드부터 전체적인 형세가 뒤바뀐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실제 4라운드부터 확실히 느껴졌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레이스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금호타이어 R&D 센터의 연구진 및 관계자 분들이 많은 고민과 노력 끝에 좋은 타이어를 선물해주셨고, 그 덕분에 하반기의 가파른 상승 곡선, 그리고 더블 챔피언이라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던 것 같다.
정말 선수로서 최고의 무기를 쥐어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무기 덕분에 마지막까지 치열하고 뜨거운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지난 2016년 역시 마지막 순간까지 참으로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었는데 이번 시즌은 조금 더 특별하고 강렬했던 것 같다.
실제 돌이켜 보면 지난 2016 시즌보다 올 시즌의 엑스타 레이싱의 드라이버 및 감독님과 팀원들은 물론이고 금호타이어의 모든 분들이 더욱 집중하고 염원하며 시즌을 치르게 된 것 같다. 특히 올 해는 우승에 대한 욕심 혹은 성취에 대한 의지보다는 그 이상의 간절함, 절심함 같은 것이 올 시즌은 더욱 컸던 것 같다.
Q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
정: 엑스타 레이싱팀의 일원으로, 그리고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당연히 우승을 차지한 지금의 순간이 인상적일 수 밖에 없다. 실제 체커를 받고 난 후 피트로 돌아오는 시간 동안 감독님과 무덤덤하게 ‘우승 인사’를 주고 받은 후 갑자기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이외에도 앞서 말했던 간절함, 절실함 덕분인지 올 시즌 매 경기, 그리고 매 순간이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감정적인 크기를 이야기하자면 무척 오랜만에 우승을 되찾은 인제 스피디움에서의 경기도 특별하게 기억되는 것 같다.
Q 올 시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선수들이 있다면 누가 있을까?
정: 우선 엑스타 레이싱 팀으로 이적한 첫 시즌, 이렇게 우수하고 뛰어난 성과를 내준 노동기 선수와 이정우 선수, 두 명을 언급하고 싶다. 두 선수가 완전히 다른 스타일과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서로 상호 보완하고 또 협력할 수 있는 그릇을 갖고 있다.
게다가 엑스타 레이싱이라는 시스템 속에서 팀이 원하는 결과를 내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에 올 시즌은 물론 앞으로도 더 많은 주목과 기대를 받을 것 같다. 다만 조언을 하자면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보여준 올바르고 멋진 ‘드라이버의 애티튜드’를 조금 더 유지하길 바란다.
즉, 팀과 시스템이 선수에게도 성적을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서 지금의 속도와 방향을 갖고 꾸준히 성장을 한다면 정말 국내 모터스포츠의 톱 티어에 오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팀 외부에서는 준피티드 레이싱의 황진우 선수, 그리고 볼가스 모터스포츠의 김재현 선수를 언급하고 싶다. 먼저 황진우 선수는 팀은 다르지만 같은 금호타이어 진영의 선수로 ‘금호타이어의 경쟁력’을 꾸준히 보여줬던 선수였고 어쩌면 올 시즌 엑스타 레이싱의 더블 챔피언의 숨은 1등 공신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볼가스 모터스포츠의 김재현 선수는 우선 노동기 선수와 함께 올 시즌 2승을 달성한 결과도 인상적이지만 올 시즌 내내 선보인 경기력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속도와 패기, 그리고 노련함까지 더해지고 있는 그 모습은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면서도 또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Q 올 시즌 팀 드라이버 라인업의 리더로 활동을 했는데 달라진 게 있을까?
정: 정말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랐고, 더 많은 노력이 요구되었던 것 같다.
그 동안 활동했던 팀에서는 투-톱 체제 혹은 세컨드 드라이버의 입장이 많았지만 올 시즌은 퍼스트 드라이버, 맏형, 그리고 선배의 입장을 한 몸에 느끼고 또 그렇게 행동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것 같다. 물론 잘했는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드라이버 라인업에서 리더의 자리는 생각한 것 이상의 환경이었던 것 같다. 팀 메이트지만 새롭게 성장하는 두 드라이버 사이에서 나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 은연 중에 있었고, 그러면서도 두 선수의 성장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숙제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과거 맥라렌 F1 팀에서 활약했던 젠슨 버튼이 시즌에서 좋은 레이스를 펼치는 것 외에도 왜 브랜드의 양산 차량 개발, 브랜드의 대외적인 활동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 팀과 팀원들을 적극적으로 변호했는지 알 수 있던 것 같다.
Q 2020 시즌을 복기하며 2021년, 스스로에게 부여할 숙제가 있을까?
정: 첫 번째 과제라고 한다면 단연 더블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부 항목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팀원과의 호흡을 더 높이고, 더욱 섬세하고 긴밀한 관계를 통해 더욱 정교한 시즌을 치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덧붙여 2021년에는 2020년과 그 이전보다 금호타이어의 타이어 개발 및 테스트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스스로가 해내야 할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
Q 올 겨울은 어떤 일정을 준비하고 있는가?
정: 올 시즌 워낙 치열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우승의 행방을 알 수 없던 만큼 다른 선수들이나 다른 팀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해 올 시즌은 그 어떤 시즌보다 더 철저하게, 그리고 레이스에만 말 그대로 ‘몰입’되어 시즌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실제 드라이버 인스트럭터 활동이나 브랜드 관련 자동차 활동 등도 자제하며 말 그대로 ‘엑스타 레이싱’ 소속 정의철로만 한 시즌을 보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12월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또 그 만큼 소홀할 수 밖에 없던 가정에 집중하며 2020년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1월부터는 곧바로 2021 시즌이라는 생각을 갖고 현재 세우고 있고, 곧 세우게 될 일정과 계획에 맞춰 움직일 예정이다.
Q 올 시즌 함께 한 감독, 팀 그리고 금호타이어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
정: 예전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엑스타 레이싱의 김진표 감독님은 정말 선수와의 거리를 가깝게 유지하시면서도 정교하게 팀을 잘 챙기는 분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감독님의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좋은 결과가 없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최종전이 끝나고 더블 챔피언을 이뤄냈다는 생각에 감독님에게 제대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아 이번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그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올 시즌 정의철이라는 선수를 믿고, 또 이끌어 주셔서 감사하다. 2016년 이상의 기쁨을 2020년 함께 누릴 수 있어서 영광이다.
덧붙여 팀원들과 금호타이어 관계자 분들에게도 인사를 전하고 싶다.
창단 멤버는 아니지만 창단 시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며 ‘정의철’이라는 선수를 믿고, 가치 있게 판단해 주셔서 감사하다. 게다가 그러한 배경으로 올 시즌 이렇게 더블 챔피언을 거머쥐며 그 감사함을 보답할 수 있게 도와주신 점에도 더욱 감사하고 다행이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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