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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농협 사과 경매 또 중단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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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농협 사과 경매 또 중단 위기

입력
2020.12.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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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용 사과상자 재고 바닥 나 차질
위탁업체, 8만개 추가제작 안한 탓
농협 "지난 주 3만개 긴급제작 의뢰"

안동농협공판장에서 사과재배 농민들이 사과입고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권정식 기자

안동농협공판장에서 사과재배 농민들이 사과입고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권정식 기자


전국내 최대 사과 공판장이 있는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이 사과 선별작업에 필요한 상자가 동이나 경매가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8월에 이어 또 경매가 중단되지 않을까 농민들의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다.

안동농협과 사과재배농민들에 따르면 최근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 선별용 상자 재고가 최근 바닥나는 바람에 매일매일 회수되는 양 만큼만 선별작업을 거쳐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사과 경매는 생산자가 노란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공판장에 오면 선별장에서 색상과 당도, 크기 등에 따라 선별한 다음 20㎏ 들이 녹색 플라스틱 규격상자에 담아 경매한다. 낙찰 받은 중도매인은 농협저온창고에 임시 보관했다가 5㎏, 10㎏들이 종이상자에 나눠 담아 청과 등에 판매하거나 자체 저온창고로 옮겼다가 가격이 좋을 때 출하하게 된다.

안동농협에 따르면 국내 사과 주력품종인 부사 등 만생종이 본격 출하하는 12월에는 하루에만 300여톤, 1만5,000상자 가량의 사과가 반입된다. 빈 규격상자도 그 만큼 필요하다. 경매 후 상자 회수기간이 일정치 않고, 이듬해 여름에 반환하는 경우도 있어 전체 상자가 55만개 이상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분실 파손 등 미회수 물량도 있어 농협은 사과상자를 빌려주는 위탁업체와 매년 5만~8만개를 새로 제작하기로 약정했다.

하지만 상자 사용료 등을 둘러싼 농협과 위탁업체간 입장차로 위탁업체가 올해는 예비상자를 준비하지 않으면서 사달이 난 것이다.

이 때문에 9일 오후부터 상자 부족으로 선별작업이 중단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10일 오전에는 60여대의 반입차량이 주차장에서 대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11일부터는 경매가 거의 중단될 것으로 우려된다.

김모(56ㆍ안동시 길안면)씨는 “어젯밤 늦게까지 상자에 담아 공판장에 왔는데 몇시간째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러다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운송업자들도 아우성이다. 권모(55ㆍ안동시 안막동)씨는 “경매가 차질을 빚게 되니 농민뿐 아니라 우리도 일을 제대로 못해 손해가 막심하다”며 “전국 최대 사과유통단지에서 상자 하나 때문에 경매가 차질을 빚는 바람에 하루 2, 3번 하던 작업을 한 번밖에 못하기 일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 안동농협 사과 저온창고에선 사과 절도사건이 불거져 중도매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한 중도매인은 “20㎏들이 상자의 사과를 5㎏들이에 나눠 담는데 3상자 반 정도밖에 나오지 않아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하니 위탁업체 관계자들이 수 차례에 걸쳐 훔쳐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안동경찰서는 이들을 상습절도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안동농협 관계자는 “사과상자 재고가 없어 농민들 피해가 우려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난주에 우선 3만개 제작을 의뢰했으며 대금은 사과상자 위탁업체가 4개월 뒤에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해 추가 제작이 늦은데다 물량도 턱없이 부족, 상자 부족에 따른 경매차질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안동농협공판장 관계자가 텅빈 사과상자 하치장을 가리키고 있다. 권정식 기자

안동농협공판장 관계자가 텅빈 사과상자 하치장을 가리키고 있다. 권정식 기자


권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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